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오르고 거래량이 늘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서울 내에서 올 들어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지역은 성동구로 나타났다. 성동구는 압구정과 한강을 두고 마주보고 있는 등,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가운데서도 강남을 대체할 만한 입지이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용산구, 마포구가 뒤를 이으며 강남3구보다 높은 집값 상승세를 보였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주간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서울에서 올 1월 1일부터 6월 3일까지 22주간 누적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구는 성동구로 집계됐다. 성동구는 올 들어 6월 초까지 0.89% 상승률을 기록했다. 용산구는 0.71%, 마포구는 0.67%를 보이며 뒤를 이었다.
이는 강남3구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또 여의도 재건축 단지들이 밀집한 영등포구가 0.49% 올라 4위를 기록했다. 강남 접근성이 높은 동작구(0.46%)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강남3구 중에서는 송파구, 강남구, 서초구 순으로 집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는 올 들어 지금까지 0.44%, 강남구는 0.36%, 서초구는 0.33%를 기록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성동구는 한강변 입지 등 강남의 대체 주거지로서 역할을 마용성 중에서도 가장 명확하게 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강남 집값이 빠르게 회복되고 재건축도 활발해짐에 따라 성동구로 이주 수요도 일정 부분 흡수됐을 것”이라며 “또 전세가격도 아파트 분포도 낮은 용산보다 더 높아 강남 전세가격에 대한 부담감으로 성동구로 옮겨오는 현상도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강남3구와 마포·용산·성동구, 여의도와 동작구 등 중심지 위주로 회복세가 빠르고 나머지 외곽 지역은 아직까지 뚜렷한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했다. 성북구는 올 들어 2.3% 하락해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도봉구(-0.84%), 강북구(-0.6%), 노원구(-0.54%)가 뒤를 이었다.
서울 내에서도 주요 지역만 가격 상승세가 보이고 양극화가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직방 집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60.4%가 2023년 이전 최고가와 비교해 80% 이상 가격을 회복한 거래였는데, 자치구별로 차이가 컸다.
80% 이상 가격을 회복한 거래 비중은 서초구(90.2%), 용산구(86.1%), 강남구(84.9%), 종로구(82.2%), 마포구(79.8%), 성동구(75%) 순으로 높았다. 반면 노원구(22.1%). 도봉구(26.2%), 강북구(30.2%), 성북구(42.6%) 등은 여전히 80% 이상 회복 거래 비중이 적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 비율)은 89.1%였는데, 송파구(100.7%) 용산구(95.1%) 강남구(93.7%) 등이 높은 수치를 보인 반면, 강북구(69.6%)와 도봉구(76.3%) 등은 비교적 낮은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하고 거래량이 늘며 부동산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둘째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올라 12주 연속 상승했다. 상승 폭도 전주 대비 확대됐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늘었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4840건으로 지난 1월 2456건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2021년 8월 5054건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최덕철 주택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서울은 3월 말부터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상승세로 전환됨에 따라 기대심리가 반영되고 있다”며 “대출금리 하락, 경기회복 조짐으로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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