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6월14일. 서울 한강에서 영화 촬영을 하던 헬기가 수면으로 추락해 탑승자 8명 중 7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송파구 한강공원 부근의 잠실선착장에서 상공을 날던 헬기가 추락했다. 헬기는 고영남 감독의 ‘남자 위에 여자’ 촬영을 위해 비행 중이었다.
헬기는 촬영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모인 수많은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락해 충격을 안겼다. 이 사고는 사고 순간부터 이후의 구조 과정까지 여러 문제점이 드러난 비극적인 참사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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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접 촬영 위해”… 영화 촬영 중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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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기는 이날 오후 잠실 헬리패드를 이륙한 뒤 10분가량 한강 50m 상공에서 선회하며 영화의 선상 결혼식 장면을 촬영하고 있었다.
오후 4시 무렵 헬기에 탑승한 손모 촬영감독이 최모 기장에게 “앵글이 잘 안 잡힌다”며 근접 촬영을 위해 고도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이에 최 기장은 헬기고도를 수면으로부터 10여m 떨어진 곳까지 낮췄고 순간 헬기가 기우뚱거리다 수면으로 추락했다.
이 사고로 최 기장을 비롯 헬기에 동승했던 지상파 연예정보 프로그램 촬영감독, 촬영보조 등 7명이 세상을 떠났다.
유일한 생존자인 KBS 김모 PD는 깨진 헬기 창문으로 빠져나와 기체 위로 올라가 목숨을 건졌으며 선착장에 있던 세모유람선 소속 구조요원들에 의해 구조됐다.
헬기에 탑승한 배우 변영훈은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75일만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그는 주목받던 젊은 신예 배우였기에 더욱 안타까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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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지점 50m 앞에 순찰대원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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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원인은 조종사의 조작과실로 최종 밝혀졌다.
당시 교통부는 한강 헬기 추락사고 조사결과 최 기장이 최저 안전고도를 무시하고 무리한 하강비행을 함으로써 꼬리날개가 수면에 접촉해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했다.
교통부는 또 항공기 기체 전반에 대한 상태 검사와 정비기록문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항공기의 결함이 없었다고 최종 판명했다.
사고 이후 과정도 ‘골든 타임’을 놓쳤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고 당시 추락 지점에서 불과 50여m 앞에 한강 순찰대 본대가 있었고 순찰대원들은 추락장면을 목격했다. 하지만 모터보트 4대 중 3대가 작동되지 않아 구조가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추락한 헬기는 사고 다음날 인양됐고 영화는 제작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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