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8년째 핵심 경영철학 “라이프셰어” 강조
“유통의 미래, 마켓셰어 아닌 소비자 점유에 달려”
‘캐시카우’ 이마트, 도심형 쇼핑마켓으로 탈바꿈
스타필드 창원ㆍ청라 출점…화성국제테마파크 속도
신세계백화점, ‘하우스 오브 신세계’ 오픈 등 혁신
100일간 신세계그룹의 수익성 개선작업을 진두지휘한 정용진 회장은 2030년까지 새로운 ‘신세계월드’ 확장에 속도를 낸다. 언제 어디에서나 신세계그룹 계열사를 고객이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는 이른바 ‘라이프셰어(life share)’를 구축,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앞으로 정 회장의 ‘라이프셰어’ 경영철학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계획이다. 라이프셰어는 소비자의 일상을 점유하는 것을 말한다. 정 회장은 부회장이었던 2016년 라이프셰어를 처음 화두로 던진 이후, 회장에 오르기 전까지도 수차례 이 개념을 강조해왔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업체 간 시장 점유율을 뜻하는 마켓셰어(life share)를 높이는 것보다, 소비자의 시간을 점유하는 라이프셰어를 구축하는 것에 ‘유통의 미래’가 달렸다는 게 정 부회장이 계속 강조하시는 바”라고 전했다.
정 회장이 실질적인 그룹 전체 컨트롤타워 보직에 오르면서 신세계그룹 계열사의 라이프셰어 전략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우선 그룹의 캐시카우인 이마트는 ‘도심형 쇼핑마켓’ 형태로 리뉴얼에 돌입했다. 식품·임대 매장(테넌트)을 확대해 소비자가 이마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도록 공간을 구성하는 게 핵심이다. 이마트는 올해 죽전점, 용산점, 문현점, 광주점 등 4개 매장을 리뉴얼한다.
당장 죽전점은 이달 말 지하 1층 이마트와 일렉트로마트의 1차 리뉴얼을 마친다. 이어 지상 1·2층에는 패션, 리빙, 엔터테인먼트, 식음(F&B) 테넌트가 대거 입점, 8월 말 그랜드 오픈한다. 이외에도 내년에는 서울 강동구 고덕강일점을 신규 출점하고 이후 가양점, 성수점도 재출점할 예정이다.
라이프셰어 전략의 대표 사례인 ‘스타필드’ 출점에도 속도를 낸다. 신세계프라퍼티에 따르면 스타필드 창원(2026년 목표), 스타필드 청라(2027년),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2030년) 출점이 예정돼 있다. 특히 스타필드 청라는 스포츠 경기와 공연이 가능한 2만1000석 규모의 멀티스타디움과 복합쇼핑몰이 결합된 ‘멀티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조성된다. 호텔 객실과 인피니티풀을 갖추는 한편 식음료(F&B)와 다이닝바에서도 야구와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신세계프라퍼티는 스타필드 외에도 화성 국제테마파크(2029년),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신세계)도 라이프셰어에 기반해 공간 혁신을 서두른다. 최근 신세계 강남점에 백화점과 호텔의 특성을 결합한 제3의 공간 ‘하우스 오브 신세계(House of Shinsegae)’를 오픈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곳은 신세계 강남점과 JW메리어트호텔서울이 만나는 경계선, 센트럴시티 중앙부 3개 층에 7273㎡(2200평) 규모로 조성됐다. 미식 플랫폼과 패션·뷰티 편집숍, 럭셔리 플랫폼을 결합, 밤 10시까지 소위 ‘큰손’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겠다는 목표다.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도 10월 본관 외곽을 감싸는 1292.3㎡(가로 71.8m·세로 17.9m) 면적의 디지털 사이니지를 구축한다. 1930년 개점 이후 93년여 만에 본관 외벽에 처음하는 시도로, 백화점 테마영상과 브랜드광고, 문화콘텐츠 등을 선보여 명동을 찾는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과 시간을 선물할 계획이다.
스타벅스와 신세계사이먼(아울렛) 등도 라이프셰어 전략에 의욕적이다. 다른 카페보다 체류시간이 비교적 긴 스타벅스는 고객의 일과 시간을 점유하고, 프리미엄 아울렛 운영사인 신세계사이먼은 주말 나들이를 떠나는 가족 단위 고객의 여가 시간을 최대한 풍성하게 만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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