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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시총 1위는 나야 나”…순위 다툼 치열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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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데일리임팩트 이진원 객원기자] 애플의 주가가 급등하며 엔비디아에 빼앗겼던 시총 2위 자리를 되찾아오며 올해 1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내줬던 시총 1위 자리 탈환을 앞두게 됐다.

애플은 전날 연례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24’에서 자체 기기에 탑재될 인공지능(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공개한 뒤 11일(현지시간) 주가가 7.26%나 급등한 207.15달러에 마감한 덕에 시총 3조달러 돌파에 성공했다.

companiesmarketcap.com에 따르면 이날 현재 애플의 시총은 3조1760억달러로 MS의 시총 3조2150억달러와 390억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이는 MS의 주가가 보합 거래된다고 가정 시 애플의 주가가 1.2% 이상만 더 오르면 애플이 시총 1위 기업으로 다시 올라서게 된다는 뜻이다.

<6월 11일 현재 글로벌 기업 시총 순위>

출처: companiesmarketcap.com
출처: companiesmarketcap.com

지난해 6월 시총 1조달러를 넘어선 데 이어 8개월 만인 지난 2월 2조달러를 돌파했고, 다시 4개월 만인 이번 달 5일 3조달러를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던 엔비디아의 시총은 2조9740억달러로 현재 3위다. 최근 주가가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시총 순위가 애플에 밀렸다. 

하지만 엔비디아의 시총도 MS의 시총과 2410억달러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 MS 주가가 움직이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때 엔비디아의 주가가 이날 애플처럼 급등해 8.1%만 오르면 양사의 시총이 엇비슷해진다. 엔비디아와 애플의 순위는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고, 엔비디아가 MS의 자리마저 얼마든지 빼앗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3사의 시총 격차가 이처럼 크게 줄어든 만큼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앞으로 순위 다툼이 더욱 치열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날 애플의 주가 급등 사례에서 봤듯이 신제품 출시나 타사와의 제휴나 새로운 규제의 등장 등으로 시총 순위에는 얼마든지 큰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연방 당국이 AI 업계 안에서 이뤄지는 독점 행위에 대한 본격적인 규제에 들어가면서 엔비디아와 MS 및 오픈AI가 조사 대상이라는 소식이 알려지자 엔비디아의 주가가 주춤했다.

이 외에도 애플 경영진이 오픈AI에 130억달러 이상을 투자한 MS에 뒤처질까 우려한 나머지 오픈AI 등 다른 기업과 빠르게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구글과 같은 경쟁사의 전직 직원이 개발한 AI를 통합하고 있다는 소문이 들리고 있다고 블록체인 전문매체인 크립토노미스트(Cryptonomist)가 7일 전했다.

시총 3조 기업이 3곳이나

약 1년 전인 지난해 6월 30일 당시 글로벌 시총 1위였던 애플의 시총이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처음으로 3조달러를 돌파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애플의 시총은 지난해 1월 3일 장중 3조달러를 넘어선 적이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3조달러를 돌파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이는 2020년 8월 시총 2조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선 지 불과 2년 10개월 만에 이룬 기념비적 업적이었다.

애플의 시총이 3조달러를 넘어서자 전 세계 국가 국내총생산(GDP)과의 비교도 관심을 모았다. 어지간한 국가의 GDP를 넘어서는 액수이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집계한 2023년 국가별 GDP 순위로 따져봤을 때 GDP가 3조달러를 넘어서는 국가는 7개국밖에 안 된다. 1위는 28조7830억달러의 미국이고, 이어 중국, 독일, 일본, 인도, 영국, 프랑스 순이다.

여기까지 GDP가 3조달러를 넘고, 8위인 브라질부터는 2조달러를 약간 넘는 수준이다.

<2023년 국가별 GDP 순위>

출처: IMF
출처: IMF

한국의 GDP는 1조7600억달러로, 애플 시총의 절반을 약간 넘는다.

그런데 이제 미국 증시에서는 시총 3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기업이 총 3곳으로 늘어난 것이다.

대형주 위주의 상승세

미국 증시에서 어지간한 국가 GDP를 넘어서는 시총 3조달러 클럽에 가입한 기업이 1년도 안 되는 사이에 3곳으로 늘어난 이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국 증시의 강력한 랠리가 대형주 중심으로 이루어진 영향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분석 결과 시장에서는 소형주일수록 수익률이 부진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비스포크가 최근 미국 증시의 벤치마크 지수인 S&P500에 속한 50개 주식을 시총 크기에 따라 10개 그룹으로 나눠서 수익률을 분석해 11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총이 가장 적은 그룹의 올해 수익률은 마이너스 7.3%를 기록했다. 반면 시총이 가장 큰 그룹의 수익률은 15.3%로 올해 1위였다.

조사 시점에 S&P500의 올해 수익률은 12.2%라는 점에서 시총이 가장 큰 그룹의 수익률은 S&P500 수익률을 앞질렀다.


출처: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야후 파이낸스)
출처: 비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야후 파이낸스)

이는 대형주가 시장 오름세를 주도했다는 뜻이다.

투자자들이 대형주를 선호하는 이유는 대형주가 인플레이션의 방어주로 인식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인플레이션 지표가 고착화되면서 투자자들이 올해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에 대한 베팅을 줄이자 많은 사람들이 고금리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여겨지는 대형주로 몰렸다는 설명이다. 

이런 판단은 실제 실적으로도 입증된다.

야후파이낸스가 인용한 1분기 도이체방크의 수석 글로벌 전략가인 빙키 차다의 연구에 따르면 ‘메가캡 성장 및 기술’ 종목의 전년 대비 순익은 S&P500 기업들의 평균인 5.9%를 훨씬 더 상회는 39%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가캡 바스켓에는 넷플릭스, 비자, 어도비 같은 대형주 외에도 소위 말하는 ‘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기술주가 포함되어 있다. 매그니피센트 7은 MS, 애플,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메타, 테슬라를 말한다.

최근 불고 있는 AI 붐의 수혜도 주로 대형주들이 누리고 있다는 점이 대형주의 주가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르게 만든 원인으로 지목됐다.

비스포크가 AI 상장지수펀드(ETF)들을 분석하여 AI 거래와 관련된 지수에 자주 편입되는 약 200개의 주식을 찾아냈는데, 시총 1조달러 이상인 종목은 올해 평균 41%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시총 1조 달러 미만인 종목은 현재까지 0.42% 상승에 그쳤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에 대해 비스포크는 “AI 붐의 초기에는 꽤 광범위한 종목들이 수혜를 봤지만 최근에는 주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하는 메가캡만이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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