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11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가상화폐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어떤 후보자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느냐에 따라 가상화폐 정책이 급변할 수 있는 만큼 선거전에 대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하는 것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가상화폐 시장에 우호적 환경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보는 시각이 많다.
12일 가상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밈코인인 ‘마가(MAGA)’는 오전 10시57분 기준 1년 전보다 1TRUMP(마가코인 단위)당 7만5381.36%(약 750배) 급등한 1만7223.21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밈코인인 ‘조보든(Jeo BODEN)’도 1년 전과 비교해 1BODEN(조보든 단위)당 362.21%(약 4배) 급등한 227.51원에 사고팔리고 있다.
밈코인은 인터넷 세상에서 유행하는 영상, 사진, 유행어, 댓글 놀이 등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진 가상화폐를 말한다.
최근에는 유명인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가상화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마가와 조보든도 이러한 가상화폐들 가운데 하나다.
마가와 조보든이 1년 새 급격한 시세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것은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 때문이다.
주식시장의 정치테마주와 마찬가지로 대통령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대통령 후보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 밈코인들도 후보자들의 발언이나 행동에 따라 시세가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마가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친가상화폐 발언을 쏟아내자 큰 폭의 상승세를 보여왔는데 5월 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관련 재판에서 유죄 평결을 받자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조보든의 경우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가상화폐에 비우호적이라는 평가가 반영돼 마가보다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표심을 고려해 친가상화폐적 모습을 보이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7일(현지시각) 민주당 텃밭 지역인 샌프란시스코를 찾은 자리에서 민주당의 가상화폐 규제 정책을 비판하면서 앞으로 자신이 ‘가상화폐 대통령(crypto president)’이 되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가상화폐와 관련한 입장은 2021년 재임 당시 비트코인이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화의 지위를 위협할 수 있다며 가상화폐에 부정적 태도를 보였던 것과는 달라진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도 대선을 앞두고 기존 가상화폐 규제 입장에서 돌아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상화폐전문매체 코인게이프는 가상화폐 규제에 앞장서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전격적으로 승인한 것을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고려한 조치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음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가상화폐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은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이 가상화폐에 과도한 규제를 하고 있다는 견해를 갖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그동안 겐슬러 위원장은 가상화폐가 ‘돈을 투자해 타인의 노력으로 이익을 기대하는’ 성격이 있다는 점에 따라 상품이 아닌 증권으로 바라보며 엄격한 규제 잣대를 내밀어 왔던 인물이다.
제프 켄드릭 스탠다드차타드 디지털자산 분석가도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가상화폐 투자자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비트코인 가격이 올해 말 10만 달러까지 상승한 뒤 15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연구원도 4일 하반기 디지털자산 전망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화폐에 친화적 입장으로 선회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강도가 높은 환경이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조승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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