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 1인분 2만원 시대.” 푸드플레이션으로 인해 소비자의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조리가 쉬운 가정간편식(HMR) 수요가 늘고 있다. 주요 식품사들은 주 구매층인 1~2인 가구를 겨냥, 차별화된 맛의 간편식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2.8%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외식 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HMR의 매출도 증가 추세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HMR 카테고리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RMR(레스토랑 간편식)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보다 148% 늘어 세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했다.
식품업계도 커지는 간편식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차별화 상품 출시와 브랜드 새 단장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백설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뒤 선보인 간편식 브랜드 ‘심플쿠킹’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 중이다. 먼저 같은 해 11월 세계의 밥상을 콘셉트로 한 ‘백설 덮밥 소스’ 6종을 선보였다. ‘카파오무쌉’, ‘크림치킨 마크니 커리’, ‘마파두부’, ‘코코넛 게살 푸팟퐁 커리’ 등 한국은 물론 태국, 인도, 중국의 가정에서 즐겨 먹는 메뉴로 구성했다.
롯데웰푸드는 최근 HMR 브랜드 ‘요리킥’을 1인 가구와 기혼가구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전면 리뉴얼했다. 간단하고 편리한 식사를 원하는 1인 가구를 위한 ‘1분 요리킥’과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는근사한 요리를 간편하게 만들고 싶은 기혼 가구를 위한 ‘10분 요리킥’ 두 개의 라인으로 재구성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각각 ‘마라샹궈’, ‘고추잡채’, ‘마파두부’ 등 중화요리 3종과 ‘갈릭키마카레’, ‘버터치킨카레’ 등 일식카레 2종이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해 9월 론칭한 식물성 대안식 브랜드 ‘유아왓유잇(You are What you Eat)’의 신메뉴를 출시하면서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세계푸드가 올해 초 추가로 출시한 제품은 ‘나폴리탄 스파게티’, ‘너겟 브리또’ 등 5종이다. 지난해 3월 한식 메뉴를 중심으로 선보였던 HMR 브랜드 ‘호텔컬렉션’도 좋은 반응을 얻자 신메뉴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7월 선보인 냉동 국탕류 6종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 개를 돌파했다. 이에 신세계푸드는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프랑스 요리인 비프부르기뇽, 코코뱅, 고기짬뽕육수 등 즉석조리식품 3종에 대한 품목제조보고를 마쳤다.
삼양식품도 올해 초 론칭한 콩 기반 식물성 단백질 브랜드 ‘잭앤펄스(Jack & Pulse)’에 HMR 제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올 하반기 중으로 1인 가구를 겨냥한 식물성 냉동 간편식을 출시할 계획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식물성 단백질 등을 활용한 사업 확장의 목적으로 1인 가구를 겨냥한 간편식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상 청정원은 2021년 론칭한 HMR 브랜드 ‘호밍스’를 통해 구이, 전골, 볶음 등의 메뉴 18종을 선보이고 있다. 부산식 곱창전골, 춘천식 닭갈비 등 메인요리 라인이 특히 인기다. 호밍스 메인요리는 출시 일 년 만에 누적 판매량 200만 개, 누적 매출액 150억 원을 돌파했으며 올해 1월~5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이상 신장했다. 최근에는 김치어묵 우동전골, 불고기 낙지전골, 우삼겹 대창전골 등 전골 요리 3종을 출시, 제품군을 늘렸다.
고물가, 1~2인 가구의 증가로 HRM 시장은 계속 성장할 전망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간편식 시장 규모는 6조53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7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커진 규모다.
업계 관계자는 “높아지는 물가와 편리함을 추구하는 소비 성향이 영향을 미치면서 가정간편식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외식으로 즐기던 맛을 집에서도 그대로 즐길 수 있게 되면서 간편식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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