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인천의 한 아파트 승강기를 발로 차 고장 낸 입주민이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수리비를 내지 않아 입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7일 인천의 한 아파트 입주민 A 씨가 승강기 문을 여러 번 발로 차면서 고장 나 운행이 정지됐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글이 올라왔다.
함께 첨부된 안내문에는 “입주민께서 승강기 탑승 후 사용 중에 승강기 도어를 발로 차는 행동으로 도어 프레임 및 카오더벤이 파손돼 사용이 불가하다. 부품 수급 후 수리 예정이다. 5일 정도 소요 예상된다”고 적혀 있다.
관리사무소 측은 A 씨에게 수리비 780만 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A 씨는 수리비 납부를 미루고 있다. 이에 따라 수리도 지연되면서 입주민들의 불편은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아파트가 고층이라는 점이다. 29층 높이의 아파트 승강기가 고장 나면서 대다수 입주민은 옆 동 승강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갔다가 거주하는 동으로 이동해 계단을 타고 내려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성이 터져 나오자, A 씨는 사과문을 올렸다. A 씨는 “불편하게 해 죄송하다. 하지만 그날 일어난 일을 얘기하면 저도 억울한 입장이다. 저희 아이가 1층에 내려가 있었고 저는 맨발로 급한 마음에 아이를 찾으려 승강기를 탔다. 그런데 문이 오래도록 닫히지 않아 순간 화가 나서 급한 마음에 맨발로 문을 찼다”고 해명했다.
그는 “그랬더니 갑자기 중간층에서 승강기가 고장 나서 멈춰버렸다. 저는 무서운 마음에 호출도 하고 기다렸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고, 무섭기도 해서 문 열어 달라고 맨발로 문을 몇 번 찼다”고 털어놨다.
이어 “제가 문을 발로 찬 건 백번 잘못했다. 그런데 평소 303동 승강기는 그동안 잔고장이 많이 난 승강기였고 고장 난 타이밍에 (제가) 발로 찬 것 같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관리소에서는 무조건 저에게 승강기를 발로 찼으니 수리 비용 780만 원을 내라고 통보했다. 문을 찬 건 잘못이지만 평소에 잔고장이 많았던 승강기인데 여자인 제가 맨발로 몇 번 찼다고 수리 비용 전부를 일방적으로 납부하라는 것은 납득가지 않는다”며 “승강기가 고장 난 다른 이유가 있었는데도 모든 책임을 관리실에서 덤터기 씌우고 있다.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그러자 한 입주민은 “사과문이란 무슨 잘못을 했는지, 어떤 피해를 줬는지, 오해가 있는지, 얼마나 반성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적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댁이 적은 글은 구구절절 변명문일 뿐이다. 아침저녁마다 58세대와 옆 라인 58세대가 댁 덕분에 개고생하고 있다. 댁은 옆 라인 승강기 타고 편히 내려가시니 복도에 울려 퍼지는 욕설 못 들으시겠다. 새벽마다 울려 퍼지는 욕설들이 입주민들 마음이다. 다른 입주민은 780만 원 이상의 고통을 받고 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아이를 혼자 내려가게 하신 건 본인 과실, 승강기가 고장 난 타이밍에 내가 발로 차서 그렇다는 어처구니없는 변명으로 입주민을 더 이상 화나게 하지 마라.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다시 게시하시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끝으로 “댁 덕분에 무릎 아프신 입주민, 거동 불편하신 분들은 며칠째 집에서만 생활 중이고 아이가 있는 집은 매일 계단에서 아이가 다칠까 노심초사한다”면서 “님은 편하겠다. 옥상 공기 마시며 편하게 승강기 타고 다니니”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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