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심민현 기자] 매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디지털보험사들이 ‘반전’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몇년간 계속해서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던 것과 달리 올해 1분기 적자폭을 줄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 디지털보험사들은 적극적인 인재 영입, 영업 구조 변화 등의 노력을 통해 머지 않은 흑자의 시간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하나손보, 적자폭 30~50% 개선
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신한EZ손해보험·카카오페이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하나손해보험 등 국내 디지털보험사들이 대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먼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1분기 3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61억원이었던 적자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지난 2013년 출범, 디지털보험사 ‘맏형’ 격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설립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외부 출신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하며 수익성 개선을 위한 승부수를 던졌다.
실제 김영석 대표 지휘 아래 올해 독자적으로 개발한 ‘급부 조합형 상품 개발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상품 라인업 구축에 나섰고 지난 4월 보장성보험 신규 계약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하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
리더십 교체 외에도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차남인 신중현 디지털팀장이 디지털전략실장에 오르고 한정수 보험상품 담당을 새롭게 영입하는 등 조직 개편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나손해보험도 적자폭을 상당 부분 줄였다. 하나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2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지난 2020년 출범 이후 계속된 적자 행진을 멈추지 못했지만 적자 폭을 전년 동기 대비 30% 수준까지 낮췄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해 1분기 83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하나손해보험의 개선세 역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마찬가지로 수장 교체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지난 1월 배성완 대표가 새롭게 취임했다. 배 대표는 2020년 하나손해보험 출범 이래 최초의 외부 출신 인사로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에서만 30년간 일한 배테랑이다.
그는 삼성화재 전사 채널·제도 기획 담당, 수도권1사업부 단장, GA1사업부장(상무), 장기보험부문장(부사장), 상근고문 등을 지냈으며 업계에선 영업 전문가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배 대표는 취임 이후 기존 자동차보험 중심에서 장기보험 판매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뜯어고쳤다. 그는 삼성화재 시절 GA(법인보험대리점) 대표들과 돈독한 인적 네트워크를 쌓아오는 등 장기보험 관련 노하우를 하나손해보험에 전수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신한EZ손보 ‘현상 유지’, 캐롯손보 ‘적자 확대’
2021년 출범한 신한EZ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전년 동기와 동일한 9억원의 적자를 냈다. 신한EZ손해보험은 적자를 벗어나기 위한 주력상품으로 실손보험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 4세대 실손의료보험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운전자보험을 출시하는 등 장기보험 판매 비율도 높이는 추세다.
캐롯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1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재까지는 디지털보험사 가운데 유일하게 전년동기(-101억원)대비 실적이 악화됐다.
다만 적자 확대의 주요 원인이 주력 상품인 퍼마일 자동차보험 혜택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사업 비용 확대 탓인 점은 위안 거리다. 실제 캐롯손해보험 관계자 역시 “현재의 적자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캐롯손해보험은 인재 영입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이노션 출신의 스타마케터 배주영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영입한 데 이어 8월에는 애플 출신 이진호 박사를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영입하며 인재 영입에 방점을 찍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현재까지 올해 1분기 실적을 공개하지 않았다. 지난해 1분기에는 8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의 모회사인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페이손해보험은 작년 가입자가 사고 없이 안전하게 귀국하면 보험료 10%를 돌려주는 해외여행자보험 상품을 흥행시킨데 이어 올해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 펫보험을 선보일 계획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설립한지 5년이 채 지나지 않은 회사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디지털보험업계가 적자를 기록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며 “향후 비대면에 익숙한 현재 MZ세대들이 본격적으로 보험에 가입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오면 자연스럽게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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