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내리고 있지만 대출받기는 더 어려워졌다.
1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분할상환방식, 만기 10년 이상) 평균 취급 신용점수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기준 933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5월 913점보다 20점가량 상승한 수치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944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 934점 ▲농협은행 933점 ▲국민은행 930점 ▲우리은행 925점 순이었다.
신용등급의 기준이 되는 신용평가사 KCB 점수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1등급 942~1000점, 2등급 891~941점, 3등급 832~890점, 4등급 768~831점이다. 통상 3등급까지 고신용자로 분류된다. 은행권 평균 신용점수가 933점이 되면서 2등급 금융 소비자 중에서도 일부만 시중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반면 은행채 금리 하락으로 주담대 금리는 내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지표가 되는 은행채(무보증·AAA) 5년 만기 금리는 3.481%로 전년 동기(3.923%)대비 0.50%포인트가량 내렸다. 5대 은행이 지난 5월 신규 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는 3.97%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42%)와 비교하면 0.45%포인트 떨어진 수치다. 대출금리가 내려도 사실상 신용점수 평가 기준은 높아져 고신용자만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최근 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는 이유는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기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올해 초 은행별로 목표 대출 증가율을 설정해 두고 이를 지키도록 유도하고 있다. 5대 금융지주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1.5~2% 이내로 관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109조6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6조원 증가했다. 주담대 증가가 가계대출 규모를 견인했다. 지난달 은행권의 주담대 잔액은 870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7000억원 늘었다. 연체율 역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은 0.43%로 전년 동기(0.33%) 대비 0.10%포인트 상승했다. 은행 원화 대출 연체율은 지난 2월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 당국이 은행 가계대출 증가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만큼, 가계대출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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