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의 비트코인 채택 ↑
비트코인 상위 보유 기업 45곳 중 19곳이 미국
전통금융사 “포트폴리오 중 비트코인 소규모 할당”
비트코인 하락세에도 미국 기관들이 지속적으로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과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발행사 등은 108조원 규모 비트코인을 보유 중이다.
12일 비트코인 흐름 추적 플랫폼 비트코인트레저리(BitcoinTreasuries)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 상위 보유 기업 45곳 중 미국 상장사 19곳이 28만1421 BTC(약 26조원), 자산 운용사 중 미국 업체 11곳이 88만3871 BTC(약 82조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보유량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다. 특히 블랙록의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쉐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Shares Bitcoin Trust·IBIT)는 지난 1월 출시 이후 5개월여 만에 보유량이 30만5086개(약 28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전체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발행사 11곳이 보유 중인 물량의 34.5%다.
미국 기관들이 비트코인 보유량을 늘리고 있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다. 비트코인이 달러를 비롯한 법정화폐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래드 벡텔(Brad Bechtel)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 외환 책임자는 비트코인이 신고점에 도달했던 지난 4월 “금 상승 요인 중 하나는 법정화폐 가치 하락 우려였고, 비트코인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마이클 하트넷(Michael Hartnett)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널리스트도 “금과 비트코인의 상승은 미국 정부의 부채 급증과 재정 악화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에 따라 기존 가상자산에 회의적이던 전통금융사도 과거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다. 매트 혼(Matt Horne) 피델리티 디지털 자산 전략 총괄은 최근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2024 비전 컨퍼런스’에서 “비트코인에 대한 관점은 갈릴 수 있지만 포트폴리오 중 소규모를 할당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며 “비트코인은 등장한지 15년밖에 안된 신흥 자산이고, 2015년 이후의 가치만이 추적할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기업들의 비트코인 채택도 속속 늘어나고 있다. 비트코인트레저리 데이터에서는 비트코인 상위 보유 기업 45곳 중 19곳이 미국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을 1000개 이상 보유한 기업은 총 15곳이었고, 이 중 미국 소재 기업은 9곳이었다. 이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27만8327개(약 26조원)로,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의 1.34% 규모다. 특히 보유량 1위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비트코인 21만4400개(약 20조원·발행량 1.02% 상당)를 보유 중이다. 마이클 세일러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설립자는 비트코인을 지속 매입하는 이른바 비트코인 맥시멀리스트(Bitcoin Maximalist)로 알려졌다.
또 여타 미국 기관들도 비트코인 현물 ETF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제임스 버터필(James Butterfill) 코인쉐어스 리서치 책임자에 따르면, 해당일 기준 비트코인 현물 ETF를 보유 중이라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한 기관은 1900곳을 넘는다. 이들은 신고 시점 기준 총 150억 달러(약 21조원) 규모를 보유 중이며, 포트폴리오에서 평균 0.6%를 비트코인에 할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거래일 연속 순유입을 이어오던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자금 움직임은 현재 소폭 소강 상태다. 지난 10일(현지시간)에는 6490만 달러(약 895억원)가 순유출됐고, 11일(현지시간)에는 2억 달러(약 2758억원) 순유출이 나타났다. 12일 오후 2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은 6만7467달러(약 9301만원) 대에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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