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거래에 숨통이 트이며 가계대출이 불어나는 속도도 가팔라지고 있다. 4~5월 두 달 연속 늘어난 가운데 증가 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5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1109조6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원 증가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4월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지난 3월(-1조7000억원) 한 차례 꺾인 뒤 4월에 5조원이 불어난 데 이어 지난달까지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은 5조7000억원 늘며 1년 3개월째 증가세다. 주택 거래 확대로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증가 폭이 전월(4조5000억원)에 비해 커졌다.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등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이차보전 방식(은행 재원 활용)으로 공급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계절적 자금 수요 영향으로 3000억원 증가하면서 4월(6000억원)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원지환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6월에는 부실채권 매각·상각 등 기타대출이 감소할 요인이 있어 가계대출이 4~5월 수준보다 크게 증가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기업대출(1291조6000억원)은 전월 대비 6조9000억원 늘면서 15개월 연속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대기업대출 잔액은 1조1000억원 증가한 268조원으로 나타났다. 분기말 일시상환분 재취급, 배당금 지급 등 전월 계절 요인이 소멸되면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전월(6조5000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둔화했다. 중소기업대출(1023조6000억원)은 5조8000억원 증가하면서 전월(5조4000억원)보다 증가 폭을 키웠다.
원 차장은 “일부 은행의 기업대출 영업 강화와 시설자금 수요 확대로 중소기업대출 증가세가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회사채(-1조5000억원)는 연초 대규모 선발행, 계절 요인에 따른 발행물량 축소로 전월(-2조5000억원)에 이어 순상환이 지속됐다.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는 우량물을 중심으로 1조4000억원 순발행됐다.
한편 지난달 은행 수신은 25조원 늘어나며 한 달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수시입출식예금은 기업·지자체 자금 유입에도 가계의 계절적 자금수요에 따른 예금인출로 1조2000억원 줄었다. 정기예금은 LCR의 단계적 정상화에 대비한 일부 은행의 자금조달 확대로 13조9000억원 증가 전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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