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기자재 전문 기업 비에이치아이의 올해 신규 수주 물량이 1조원을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에이치아이의 주력 제품인 액화석유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용 배열회수보일러(HRSG) 수요가 늘고, 신한울 3·4호기 발주가 가시화되면서 원전 기자재 신규 수주도 기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비에이치아이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외에서 약 4700억원을 수주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수주액(4090억원)보다 15% 많은 수치다.
올해 수주한 사업 대부분은 LNG 복합화력발전소의 핵심 기자재인 HRSG에서 나왔다. HRSG는 LNG 복합화력발전소에서 가스 터빈을 돌리는 데 사용된 폐열을 회수해 고온·고압의 증기를 만든 뒤 2차로 스팀 터빈을 돌리는 장치다.
LNG 복합화력발전소는 가스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존 화력발전 대비 약 20%의 에너지를 추가로 생산할 수 있다. 이런 장점이 부각되며 해외 여러 국가에서 LNG 복합화력발전소 수요가 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발전’ 프로젝트를 통해 28곳의 노후 석탄 화력발전소를 LNG 복합화력 발전소로 교체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서도 2031년 이후 전력 설비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탄소 설비 과도기에는 LNG 열병합 발전소로 전력을 충당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비에이치아이는 지난 2005년 해외 업체로부터 생산 라이선스를 취득해 HRSG 사업을 시작했고 2020년에 HRSG 원천기술을 완전히 인수했다. HRSG는 최근 회사 매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정부의 원전 확대 기조도 비에이치아이에 좋은 소식이다. 비에이치아이는 원전 격납로, 보조 건물, 터빈 발전기 등에 들어가는 각종 보조기기(B.O.P)를 생산한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실무안에는 2038년까지 신규 대형 원전 3기, SMR(소형모듈원자로) 1기를 추가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체코와 폴란드 등에 원전 수출을 타진하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올해 발주가 예정된 신한울 원전 3·4호기 사업에서도 1500억원 규모의 기자재를 수주할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비에이치아이는 올해 매출 4466억원, 영업이익 23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21.6%, 영업이익은 53.1% 많은 수치다.
비에이치아이는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투르크메니스탄 등 CIS(독립국가연합) 2개국 방문에 경제사절단 자격으로 동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사우디 경제사절단 방문을 계기로 2000억원 규모의 HRSG 공급계약 체결에 성공했다”며 “이번 방문으로 중앙아시아 지역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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