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대기업이 해운업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해운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암모니아 추진선 2대를 도입해 친환경 해상운송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1년 5월 롯데정밀화학·HMM·포스코·HD한국조선해양·한국선급 등과 ‘그린 암모니아 해상운송 및 벙커링 컨소시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롯데정밀화학은 아시아 1위, 세계 3위의 암모니아 유통업체로 해마다 약 90만톤(t)의 암모니아를 수입·저장·공급한다. 지난해 암모니아 사업부의 매출은 4928억원으로, 국내 암모니아 유통시장 점유율이 약 70%에 달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아직 해당 컨소시엄에서 각 사의 역할을 설계하는 단계”라며 “해수부에 외항화물운송사업 등록을 하는 데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검토를 마쳤다”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역시 해운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4월 한화오션 미국 법인 아래 ‘한화 쉬핑(Hanwha Shipping LLC)’이라는 해운사를 설립했다. 한화오션은 이에 대해 “친환경·디지털 기술이 적용된 선박을 실증할 수 있는 해운사를 만든 것”이라며 “사업을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한화그룹이 한화쉬핑을 통해 친환경 연료 수송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 한화그룹은 미국에서 연간 100만t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춘 저탄소 암모니아 시설 구축을 검토하는 등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이다.
해운업계는 대기업이 친환경 연료 운송에 나서는 것을 경계한다. 해운법 시행령 제13조에 따르면 대량화물을 보유한 화주 지분이 40% 이상인 법인은 해운업에 진출할 수 없으나 메탄올, 암모니아, 수소 등 친환경 연료는 대량화물에 포함되지 않아 친환경 연료 운송사업은 대기업 진출이 가능하다.
해운업계는 친환경 연료를 대형화물로 취급해 달라며 해양수산부에 건의한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력과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해상운송을 시작하면 기존 선사들이 도태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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