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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증시에서 주식을 공개매수한 뒤 상장폐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벌써 5건이나 돼 지난해 연간 발생 건수(4건)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올 전체로는 두 자릿수 이상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면서 주주 환원에 대한 요구가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사모펀드(PEF)들은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로 효율적인 기업 구조조정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쌍용C&E·락앤락·커넥트웨이브·제이시스메디칼·티엘아이 등 5개 기업에 대한 공개매수가 완료됐거나 진행 중이다. 이들 기업에 대한 공개매수는 95% 이상 지분을 확보해 상장폐지를 하기 위한 목적에 따른 것이다. 올 들어 이날까지 공개매수 건수가 8건임을 감안하면 전체의 62.5%가 상장폐지용 공개매수에 해당된다. 지난해만 해도 전체 공개매수는 16건, 이 가운데 상장폐지 목적은 4건에 그쳤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공개매수 후 상장폐지는 각각 2건에 불과했다. 올해 유난히 공개매수 뒤 상장폐지가 많은 것이다.
PEF 입장에서는 상장폐지를 통해 자유롭게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의도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는 정부의 밸류업 기조와 행동주의펀드의 목소리가 강해지면서 상장사의 부담이 커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특히 PEF들이 애초부터 상장폐지를 염두에 두고 저평가 상장기업에 대한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PEF는 기업을 인수하고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해 수익을 확정한다”며 “아무래도 상장을 유지하면 기업 공시 등의 의무가 많을 수밖에 없어 매각을 위한 경영 효율화를 명분으로 상장폐지를 위한 공개매수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으로 보면) 구조조정이나 경영 합리화가 필요한 저평가 상장사가 많다는 뜻도 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의 반발도 불거지고 있다. 공개매수에 나설 때는 이미 인수 당시에 비해 주가가 크게 떨어져 있어 공개매수 가격 자체가 낮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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