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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대북전단 살포’ 못 막는 걸까 안 막는 걸까…한반도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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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 = 북한이 국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에 반발하며 ‘오물풍선’을 연일 내려보내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북확성기 방송이 재개되는 등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민적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를 놓고 정부가 사실상 무대응으로 일관해 상황을 방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 제지가 현장 경찰관이 판단할 문제라는 입장이지만, 경찰은 입법 공백을 이유로 들며 실질적 조치가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위헌 결정이 나오면서 관련 기관들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는 모양새다.

◇경찰 “대북전단 제지 어려워”…통일부 “경찰이 판단해야”

윤희근 경찰청장은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일부 단체가 대북전단을 보내자 북한이 맞대응으로 오물풍선을 보내는데 국민 생명 신체에 심각한 위협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윤 청장이 근거로 든 법 조항은 ‘경찰관 직무집행법 5조’다. 해당 조항은 “경찰관은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재산에 중대한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을 때” 경고·억류·제지 등 조치를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해 대북전단살포금지법 위헌 결정을 내리며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제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정작 경찰은 입법 공백의 한계를 토로한다. 경찰 관계자는 “대북전단 금지는 입법으로 해결할 문제”라며 “현재 경찰은 대북전단 살포 지역에서 북한의 곡사포 사격 등 구체적 위협이 있는 경우에만 제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11일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른 대북 전단 살포 제지는 “경찰이 전적으로 현장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밝혔다.

◇반복되는 대북전단 논란…”헌재 결정 반영한 법 개정해야”

이 같은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탈북 단체는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며 대북전단을 날리면 접경 지역 주민들을 중심으로 생존권 위협을 호소하는 상황이 반복돼 왔다. 2021년 3월 30일 시행됐던 대북전단살포금지법은 지난 2020년 6월 한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로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남북 관계가 악화한 뒤 발의됐다.

그러나 지난해 헌재는 이 같은 입법 목적이 정당하다고 봤지만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제한되는 표현의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고 최후의 수단이 되어야 할 국가형벌권까지 동원한 것이어서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부도 이 같은 헌재의 판단을 들며 대북전단 살포 자제를 요청하거나 이를 제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대북인권단체에서 활동했던 전수미 굿로이어스 공인제보센터 변호사는 “경찰은 2005년 민간에서 대북전단을 날릴 때부터 똑같은 대응을 계속해왔다”며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른 조치가 실질적으로 이뤄지기 힘든 상황에서 형벌권 제외 등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했다는 헌재의 입장을 반영한 남북관계발전법(대북전단살포금지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머니s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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