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아이오닉5의 시선으로 풀어낸 영화를 제작하는 등 전기차 시장 확대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전기차 마케팅을 줄이는 경쟁 완성차 업체들과는 다른 행보다.
현대차는 11일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시사회를 열고 단편 영화 밤낚시를 공개했다. 휴머니즘 스릴러인 이 영화는 전기차 충전소를 배경으로 전기를 훔치는 생물체와 그를 구조하는 사냥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연 배우는 손석구이며 2013년 한국인 최초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문병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상영 시간은 13분이다.
특히 이 영화는 아이오닉5의 빌트인캠과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 시점으로 그려낸다. 관객들은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을 보듯 아이오닉5의 시점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또 자동차 모습 전체를 노출해 온 기존 영화 PPL과는 달리 아이오닉5의 온전한 모습이 담기지 않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새로운 시각의 긴장감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손석구 배우는 시사회에서 “카메라라는 능동적인 개체를 (아이오닉5에) 고정하면서 온 제약이 오히려 전례 없는 크리에이티브를 만들어 낸 것 같다”며 “관객들에게 너무 짧아 아쉬운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병곤 감독은 “자동차 카메라 구도를 통해 독특한 현장감과 사실감까지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스토리와 액션을 구상했다”며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현대차가 영화 밤낚시를 제작한 데에는 전기차에 대한 대중의 심리적 문턱을 낮추기 위함이다. 현대차가 자동차 카메라 시선에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를 문 감독에게 먼저 제공하면서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 캐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전기차 마케팅을 더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격적인 전기차 브랜드 마케팅을 시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메이저리그(MLB)와 미국프로농구(NBA) 등 주요 스포츠 중계에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6, 코나 일렉트릭의 광고를 상영 중이다. 이 광고는 다음 달 26일부터 진행될 파리 하계올림픽에도 상영된다. 현대차는 미국 지상파 TV 스포츠 중계 채널에 같은 광고를 넣을 예정이다.
현대차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전기차 판매량은 늘고 있다. 지난달 국내에서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7174대다. 작년 동기 대비 45.3% 늘어났다. 아이오닉5는 4449대가 팔리며 월간 최다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해 1~5월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2만6838대로 작년 동기 대비 46.5%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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