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위원회 2025년 최저임금 심의 본격 착수
편의점 본사·점주 “현실적 대안으로 어려움 보완 기대”
최저임금위원회가 2025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편의점업계를 중심으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물가상승, 저출산, 점포수 증가 등으로 갈수록 어려움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현실적인 대안을 통해 업계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서다.
편의점업계는 최저임금 인상에 가장 민감한 업종 중 하나다. 24시간 운영을 기본으로 하는 업계 특성상 대부분의 편의점이 최저임금을 받는 시급노동자를 중심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어 인건비 부담이 높다. 최저임금 인상이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업태다.
10일 경제계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지난달 21일 세종시에서 제1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했다.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9860원)보다 140원(1.42%) 오르면 1만원을 넘어선다. 여기에 최근 물가 인상의 영향으로 1만원이 넘을 것이 확실시되면서 1차 회의 때 경영계는 최저임금 차등안을 요구했다. 반면 노동계는 이에 대해 비상식적 주장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현재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은 현행법으로도 가능하다. 최저임금법 제4조는 ‘사업의 종류별로 구분해 (최저임금을)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정부는 최저임금제도 도입 첫해인 1988년 경공업과 중공업을 구분해 업종별 차등적용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에는 객관적 기준 산출이 어렵다는 점과 저임금 업종에 대한 낙인효과 등을 이유로 차등적용하지 않았다. 지역별 차등적용은 법적 근거가 없다. 이 때문에 지역별 차등적용을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하다.
편의점업계는 최저임금 차등안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최저임금 인상 여파는 생계를 위해 편의점 한 곳만 운영하는 점주에게 더 크게 작용한다. CU·GS25·세븐일레븐·미니스톱 등 국내 4대 편의점에서 편의점 한 곳을 운영하는 생계형 자영업자 비중은 전체의 70% 수준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1주 동안 하루 8시간 기준 평일 5일을 모두 출근했다면 하루치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을 보장해야 한다. 주 단위로 임금을 정할 때 실제 근로시간 수와 주휴 시간 수를 합산해 최저임금을 계산한다. 야간수당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1.5배를 지급해야 한다.
최근 편의점 점주들은 조금이라도 이익을 남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가맹점주들의 경우, 알바생을 일명 ‘쪼개기’로 편법 고용하거나 폐업하는 길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알바생을 줄이게 되면 뒤따르는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데 있다. 편의점은 알바생 혼자 부담해야 하는 업무 강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점포마다 조금의 차이는 있지만 통상적으로 알바생은 손님응대 외에도 물류 정리, 즉석조리, 점포 관리 등을 기본으로 한다.
이 때문에 업계는 “당장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을 아끼면서도, 최저임금의 지역별·업종별 차등적용이 현실화할지 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연중무휴, 24시간 운영’이란 편의점 업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 대안이 조금 더 현실성 있을 것으로 바라보면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통계청 원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2023년 최저임금 미만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을 받지 못하는 노동자가 301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25만명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그간 최저임금이 물가와 임금보다 더 급격한 수준으로 누적되면서 노동시장의 최저임금 수용성이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생색은 정부가 내고 보상안은 기업에 떠넘기는 식이 지속돼 왔다”며 “결국 자영업자의 최대 고민인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동시에 높이고 있다. 매년 도의적인 차원에서 상생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기업도 어렵고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라고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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