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에서 일본차 판매량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성능조작 논란에도 엔저(円低·엔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이 강해졌고 하이브리드(HEV)차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본차 판매량은 미국 빅3(포드·GM·스텔란티스) 판매량을 거의 따라잡았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일본 완성차 브랜드의 판매량이 미국 브랜드를 처음으로 넘어설 수도 있다.
10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 등에 따르면 올해 1~5월 일본 완성차 업체 5개사(혼다·토요타·닛산·쓰바루·마쯔다)의 미국 내 판매량은 241만4000대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2.4%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 3개사는 전년보다 6.7% 많은 245만5000대를 팔았다. 일본 5개사와 미국 3개사의 올해 판매량 차이는 불과 4만1000대 수준이다.
지난해 1~5월 미국 3개사 판매량(229만9000대)과 일본 5개사 판매량(197만2000대) 차이는 32만7000대였다. 불과 1년 만에 일본 5개사가 급격하게 차이를 줄이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자동차 회사가 미국 현지 자동차 딜러에 주는 판매장려금(인센티브) 정책이 효과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모터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달 인센티브는 차량당 평균 3274달러로 전년 대비 69% 증가했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 오토모티브 뉴스는 “더 높은 인센티브와 재고가 혼합돼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전기차 수요가 주춤하고 하이브리드차가 인기를 끈 요인도 있다. 지난달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렉서스 포함)은 7만8296대로, 4월 대비 18.2% 증가했다. 혼다는 2만6300대를 팔아 23.3% 증가했다. 미국 빅3 중 유일하게 하이브리드차를 판매하는 포드는 1만6582대에 그쳤다.
올해 미국 내에서 일본차 판매량이 더 늘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5월 기준 연 환산 판매 수요는 1590만대로 작년보다 2.4% 많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의 높은 판매량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 완성차 업체들이 인센티브를 늘리면서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서면 판매량이 더 늘어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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