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 같은 사회적 능력 중요성이 증가하고, 고용시장에서 임금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따라서 교육 현장에서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중요한다는 조언이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노동시장에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22년 중 14년간 사회적 기술 집중 일자리 비중은 49%에서 56%로 7.0%포인트(p) 증가했다. 노동시장 전반에서 쓰이는 기술의 수준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청년패널조사를 이용해 개인이 보유한 인지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정량적으로 측정해 임금 회귀식을 추정한 결과, 사회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은 최근 들어 늘어난 반면, 인지적 능력에 대한 임금 보상은 감소했다.
인지적 능력은 수학능력시험 성적 자료를 활용했으며, 사회적 능력은 Deming에 기반해 학창 시절에 대한 만족도, 친구 집단의 성향, 개인 성향과 관련된 응답을 활용했다.
구체적으로 개인의 사회적 능력이 1단위(1표준편차) 높을 때 임금이 2007~2015년 중에는 4.4% 높고 2016~2020년 중에는 1.5%p 더 늘어난 5.9%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인지적 능력이 1단위(1표준편차) 높을 때는 임금이 2007~2015년 중 10.9% 높았으나 2016~2020년 중에는 1.6%p 낮은 9.3%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용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임금 보상 측면에서도 노동시장에서 사회적 능력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한다.
한은은 자동화 기술 발전으로 인간이 수행하는 다양한 업무가 대체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적 능력은 상대적으로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사회적 기술과 가장 밀접히 관련된 업무인 비반복적·인지적(대화) 업무는 AI 기술로도 대체하기 어려운 영역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Deming(2017), Autor(2015) 등은 직관, 판단력, 창의력, 유연성 등 인간의 암묵적인 지식은 명확하게 규칙화되기 어렵기 때문에 자동화 기술로 대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결론적으로, 사회적 능력은 자동화 기술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으며, 기술에 의해 보완돼 노동시장에서 중요도가 증가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은은 자동화 기술에 의해 다양한 업무가 대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인간이 비교우위를 가지는 사회적 능력을 계발하는 것이 교육 및 직업훈련 측면에서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AI 등 자동화 기술의 대체효과가 특정 그룹에 더욱 집중된다는 점에서 관련 정책의 시급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조언이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어린 시절부터 인지적 능력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는 사회적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은은 이같은 결과가 인지적 능력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한은 관계자는 “여전히 노동시장에서 인지적 능력의 중요성이 가장 크며, 향후에도 기술발전에 필수적인 STEM 전공자(인지적 능력 보유자)에 대한 수요는 견고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술이 대체하기 어려운 팀워크 능력, 의사소통 능력 같은 사회적 기술의 상대적 중요성은 앞으로도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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