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임팩트 전문가 칼럼 =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포항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 발표가 국가적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의 대박용꿈이 될지 아니면 쪽박개꿈이 될지 정치적 공방이 뜨거워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첫 국정브리핑을 열어 “최대 14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과가 나왔고 유수 연구 기관과 전문가들 검증을 거쳤다”며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서 막대한 양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물리탐사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현재 경제 가치로 환산하면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5배인 1조 4000억 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이어 “이는 1990년대 후반에 발견된 동해 가스전의 300배가 넘는 규모이고, 우리나라 전체가 천연가스는 최대 29년, 석유는 최대 4년을 넘게 쓸 수 있는 양”이라며 “심해 광구로는 금세기 최대 석유 개발 사업으로 평가받는 남미 가이아나 광구의 110억 배럴보다도 더 많은 탐사 자원량”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설명만 놓고 보면 산유국 희망을 가지게 되는 희소식이다.
이번 석유 탐사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 미국 관계 회사인 액트지오의 비트로 아브레우 고문은 “기존 3개 유정을 연구한 결과 실패 원인을 찾아냈고, 이를 통해 유망구조 도출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아브레우 고문은 “7개 유망 구조 내에 상당한 매장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며 특히 매장 가능성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이 가장 중요한데 아브레우 고문은 “20%라는 확률이 높은 것이냐”는 질문에 “지난 20~25년 동안 발견된 가장 큰 광구인 가이아나 리자 광구의 성공 가능성은 16%였는데 확인된 매장량이 40억 배럴에 이른다”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쪽에 무게를 실었다.
빅데이터는 대통령의 포항 영일만 석유 매장 가능성 발표에 대해 어떤 반응인지 분석해 봤다. 빅데이터 심층 분석 도구인 오피니언라이브 캐치애니(CatchAny)로 지난 3~4일 기간 동안 ‘포항 영일만’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포항 영일만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석유’, ‘가스’, ‘시추’, ‘포항’, ‘동해’, ‘배럴’, ‘정부’, ‘심해’, ‘윤석열’, ‘경제’, ‘한국’, ‘공사’, ‘장관’, ‘상업’, ‘국민’, ‘미국’, ‘유전’, ‘승인’, ‘가치’ 등으로 나타났다(그림1).
빅데이터 연관어로 볼 때 포항 영일만 석유 매장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매우 높고 적극적으로 보인다. 실제로 상업화되는 시점은 2035년이라고 하므로 당장 효과를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유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식은 국민들에게 고무적이다.
이미 지난 1975년 박정희 당시 대통령은 포항 영일만에서 시추된 원유를 근거로 산유국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지난 1998년 다행히 울산 앞바다에서 가스전이 발견되어 대한민국이 산유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2021년 12월 생산 종료까지 17년 동안 24억 달러 가량의 수입 대체 효과를 냈다. 투자액은 1조 2000억 원이지만 회수액은 2조 6000억 원으로 220%의 회수율을 달성할 정도로 경제적 가치가 있었다. 이번에는 산유국이란 명칭에 대해 빅데이터에서는 어떤 반응으로 나올지 분석해 봤다.
지난 3~8일 기간 동안 빅데이터 분석 도구인 캐치애니(CatchAny)로 산유국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를 도출해 봤다. 산유국에 대한 빅데이터 연관어는 ‘석유’, ‘가스’, ‘시추’, ‘정부’, ‘배럴’, ‘동해’, ‘포항’, ‘경제’, ‘미국’, ‘국민’, ‘한국’, ‘윤석열’, ‘심해’, ‘민주당’, ‘원유’, ‘유전’, ‘국가’, ‘유가’, ‘공사’, ‘국회’, ‘정치’, ‘장관’, ‘주가’ 등으로 나왔다(그림2). 석유 매장 관련 구체적으로 관심이 높고 경제적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제적 효과보다 더 중요한 건 정치적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산유국 꿈’을 거론하며 철저한 준비와 계획을 강조한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은 ‘지지율 만회를 위한 정치쇼’라며 비판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김민전 수석대변인은 “세심하게 계획을 세워 준비한다면 산유국의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야당의 반응은 완전히 달랐다.
심지어 ‘천공의 그림자’까지 거론할 정도로 민주당은 대통령의 석유 매장 가능성 발표에 무게를 두지 않았다. 포항 영일만의 시추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정치적 성향으로만 호불호를 판단하는 일은 가장 피해야 한다. 포항 영일만 개발이 대박용꿈이 될지 아니면 쪽박개꿈이 될지는 전적으로 정부의 정교한 노력, 정치권의 차분한 협력 그리고 국민들의 슬기로운 이해도에 달려있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국제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한뒤 고려대에서 행정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한국교육개발원 전문연구원을 거쳐 국가경영전략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일했으며, 한길리서치 팀장에 이어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을 역임했다. 정치컨설팅업체인 인사이트케이를 창업해 소장으로 독립하면서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일조하고 있다. KBS 등 지상파 방송에서 정치판세를 전망하는 ‘배추도사’로 통하며, 유튜브 전문가로도 활동 중이다. 풍부한 경험과 치밀한 분석력으로 정치의 핵심과 흐름을 명쾌하게 짚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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