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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식 브랜드 국내 진출 가속화…“유명세 보다, 시장 분석 뒤따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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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째 물가상승…시장 침체 지속

소비자 선택권 강화…폐업도 잇따라

고든램지버거 센텀시티점 단독 메뉴 출시.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고든램지버거

글로벌 외식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이 뒷받침 돼야 성공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명세를 등에 업고 과감히 깃발을 꽂고 있는 상황에서도 만만치 않은 한국 시장에서 폐업을 면치 못 하고 있어서다.

최근 한국 시장은 몇 년째 물가상승으로 인한 시장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한 프랜차이즈업계의 어려움은 말할 것도 없다. 시장 포화로 재무악화와 폐업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이름 난 해외 대형 외식 프랜차이즈까지 가세하면서 경쟁만 더욱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이미 다양한 글로벌 외식 브랜드들이 진출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과거만 하더라도 해외 여행을 통해서만 특정 브랜드를 맛 볼 수 있었는데, 최근 국내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한국에서도 여러 브랜드를 접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으로 글로벌 프리미엄 수제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진출이 눈에 띈다. ▲2016년 ‘쉐이크쉑(Shake Shack)’을 시작으로 ▲2021년 ‘고든램지 버거(Gordon Ramsay Burger)’ ▲2022년 ‘슈퍼두퍼(Super Duper)’ ▲2024 ‘재거스(Jaggers)’ 등이 잇따라 진출하며 시장을 확장했다.

이처럼 글로벌 외식 브랜드가 잇따라 한국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외식 트렌드 변화가 빨라 아시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시험대)로 적합하기 때문이다. 또 해외여행 증가와 SNS의 발달로 젊은층을 중심으로 외식 브랜드에 대한 인기가 높은 것도 한 원인으로 손 꼽힌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브랜드들이 잇따라 강남을 선택하는 이유는 소비 트렌드의 중심 역할을 하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브랜드 홍보 효과가 클 뿐 아니라 소비 유행을 주도하는 MZ세대들이 많아 새로운 트렌드를 읽을 수 있고 이를 통한 확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슈퍼두퍼 신메뉴 ‘슈퍼 벌스데이 버거’ 이미지. 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BHC그룹

문제는 국내 시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으로 외식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식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으로 가격을 인상하자 고객 이탈이 가속화되면서 많은 식음사업자는 수익성 악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끝내 폐업까지 불사하고 있다.

한국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운영 효율화 등을 이유로 문을 닫고 있다. 고객에게 선택 받지 못하는 브랜드를 선별해 과감히 철수함과 동시에 기존 일부 브랜드 전략을 상품과 서비스 중심으로 재편하는데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특히 주요 외식업체들은 대로변을 떠나 주거지와 가까운 골목 상권에 정착하는 방안으로 선회하고 있다. 높은 임대료와 업체별 경쟁 심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운영 부담이 높아진 탓이다. 배달 전용 매장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도 함께 엿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외식업체 폐업률이 코로나19 시기보다 높아졌다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도 나왔다. 핀테크 기업 판다의 빅데이터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81만 8867개 중 21.52%인 17만6258개 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다. 국내 진출했다가 쓴맛을 맛 본 업체도 하나 둘 생기고 있는 추세다. 처음에는 유명세를 등에 업고 진출해 재미를 봤지만 지속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 시장의 정서를 파악하지 못하고 금방 문을 닫고 있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고급화 전략에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도 있다. 호기심에 한 두 번은 먹을 수 있어도 꾸준히 고객이 매장에 유입되도록 하려면 가격에 대한 만족도가 이어져야 하지만, 가격대가 터무니 없이 비싸다는 것이다. 많게는 한국 햄버거 가격 대비 3배 이상 비싼 곳도 있다.

올해도 해외 브랜드를 앞세운 대기업들의 햄버거 시장 진출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양한 브랜드의 햄버거를 즐길 수 있어 소비자들 입장에선 발길 만한 일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크다.

더욱이 햄버거 시장은 코로나19로 배달과 혼밥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특수를 누려왔지만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바뀐 상황이다. 출생률 감소에 따른 아동 인구 감소, 샐러드 등 웰빙 외식 식품과의 경쟁으로 시장이 오히려 위축될 것이라는 의견도 뒤따른다.

과거만 하더라도 햄버거 시장은 지금처럼 경쟁이 가열됐다가 차갑게 식은 사례가 있다. 2010년께 갑작스레 수제 버거 열풍이 일며 시장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넘쳐났고 기업들은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수제 버거 인기는 오래가지 않았고 대부분 쓴맛을 봤다.

일례로 ‘오바마 버거’로 유명한 미국의 ‘굿스터프이터리’는 대우산업개발 자회사 이안GT가 2022년 5월 국내에 야심차게 들여와 서울 강남에 1호점을 냈지만 오픈 5개월 만에 폐점이라는 굴욕을 떠안았다. 같은 해 10월 31일 영업을 끝으로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졌다.

피자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2022년 11월 전세계 6번째로 문을 연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도 폐점했다. 오픈 당시 유명 셰프인 고든 램지의 피자 브랜드가 상륙해 관심을 모았지만 기존 브랜드들과 차별화하지 못 하면서 결국 영업 종료의 길에 들어섰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요즘 외식업 유행은 급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햄버거 인기가 확 꺼질 경우 그간 우후죽순 생긴 점포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등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등장했지만 매각이 쉽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소비자들이 여행도 많이 다니고 SNS도 즐겨하면서 소비 수준이 상당히 상향평준화 됐기 때문에 단순히 유명세와 고급화 전략만 앞세워서 진입해서는 이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귀띔했다.

데일리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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