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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매장 신생아·멍투성이 여고생” 아동학대, 살인과 학대치사 엇갈린 형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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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최근 불법 입양한 신생아를 방치해 숨지게 한 뒤 암매장한 사례, 인천의 한 교회에서 신도들의 학대로 온몸에 멍이 든 채 숨진 여자 고등학생의 사례가 알려지면서 아동학대 피의자들이 받게 될 처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숨진 아동에 대한 살인의 고의성 입증 여부에 따라 이들에 대한 혐의는 크게 아동학대살해 또는 아동학대치사로 나뉜다. 아동학대 살해 혐의가 적용될 경우 최소 7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중형 선고가 가능하지만, 직접적 증거가 없는 이상 고의성 입증이 쉽지 않은 점은 여전히 맹점으로 꼽힌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동부경찰서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20대 남성 A 씨와 30대 여성 B 씨를 구속 상태로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경기 동두천시에서 동거 중인 이들은 아이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2월24일 신생아를 불법 입양한 뒤 방치, 숨진 아이의 주검을 밭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 3월 인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한 여자 고등학생이 온몸에 멍든 채 숨진 사건도 마찬가지다. 경찰은 그와 같이 생활하며 학대한 혐의를 받는 신도 2명을 구속 상태로 수사 후 검찰에 넘겼는데, 이들에게도 아동학대살해죄 대신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적용됐다.

2020년 입양 후 양부모 학대로 생후 16개월짜리 영아가 숨진 ‘정인이 사건’ 이후 아동학대특례법이 개정, 아동학대살해죄가 신설되는 등 양형은 강화됐지만 현장에서의 적극적 적용은 두드러지지 않는 셈이다. 아동학대치사죄는 최소 5년 이상 징역부터 시작하지만 아동학대살해죄는 최소 7년 이상 징역으로 좀 더 형이 무거우며, 사형까지도 선고가 가능하다.

혐의 적용에서 소극적 판단이 이어지는 이유 중 하나론 살인죄의 구성 요건인 고의성 입증이 어렵다는 점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아동학대치사에서 살해죄로 변경된 경우를 살펴보면 피의자 진술 또는 폐쇄회로(CC)TV 영상 등 확실한 증거가 있을 때만 혐의 변경이 이뤄졌다.

지난해 2월 초등학교 5학년인 의붓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계모인 40대 여성 C 씨는 휴대폰 포렌식 결과 학대 정황이 발견된 점, 1년간 학대를 이어오며 병원 치료 등 구호 조치를 하지 않은 점 등이 추가로 밝혀지고 나서야 경찰은 C 씨에게 아동학대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그마저도 아이의 친부는 폭행 등에 가담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접적 증거가 없어 기존 아동학대치사 혐의가 유지됐다.

지난해 2월 생후 2개월이 된 쌍둥이 자매를 모텔 침대에 엎어 숨지게 한 20대 엄마 D 씨의 경우에도 “아이들이 새벽에 심하게 울어 얼굴을 침대 매트리스로 엎어놨다”고 말한 진술이 혐의 변경에 유효하게 작용했다. 경찰은 D 씨가 딸들이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상황임에도 그들을 엎어 재우고 방치한 점을 고려했을 때 살인의 고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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