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에서 캐디와 치킨집에서 배달 아르바이트했던 전가람이 한국 프로골프대회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랐다.
전가람은 9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CC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내며 6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한 전가람은 공동 2위 김홍택과 배상문 등을 3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전가람은 중학교 2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프로의 꿈을 키웠지만 가세가 기울며 생업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치킨 배달을 하는 등 힘든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2015년 3월 집에서 가까운 포천시 대유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캐디로 일하기도 했다.
2016년부터 KPGA 투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전가람은 2018년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다. 당시 자신이 캐디로 일하던 경기도 포천의 몽베르 컨트리클럽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를 모았다.
2019년 휴온스 엘라비에 셀러브리티 프로암에서 통산 2승째를 한 전가람은 2020시즌 후 군입대했다. 지난해 투어에 복귀해 5차례 톱10 진입에 성공하며 상금 순위 24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에 앞서 치러진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선 7위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 한국 프로골프대회 최고의 역사를 자랑하는 KPGA 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5년 만에 통산 3승째를 따냈다. 이 대회 우승으로 전가람은 상금 3억2000만원과 제네시스 1300포인트 그리고 5년 동안의 KPGA 투어 시드도 확보했다.
1타 차 2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전가람은 8번 홀부터 3개 홀 연속 버디로 우승 경쟁을 펼쳤다. 파5 13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1타 차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버디 퍼트 성공 후 전가람은 우승을 예감한 듯 오른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어진 파4 14번 홀에선 3.5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2타 차로 달아났다.
승기를 잡은 전가람은 마지막 파4 18번 홀에선 12.5m 거리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우승을 자축했다. 특히 전가람은 이 대회 우승으로 그동안 KPGA 선수권대회와 악연도 떨쳤다.
전가람은 그동안 6번 KPGA 선수권대회에 출전해 2번 기권에 4번은 컷 탈락했다. 올해 6전 7기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PGA 투어에서 2승을 따낸 배상문은 9년 만에 이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을 했다. 특히 군에서 제대한 뒤 부진했던 배상문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배상문은 오는 20일부터 열리는 한국오픈에도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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