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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하 40도에서 소음 테스트”…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 가보니 [르포]

이투데이 조회수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시트 전문 연구소
시트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개발 전 과정을 진행
180여 가지가 넘는 시험 통해 시트 품질 높여
UAMㆍPBV 등 미래 모빌리티로 사업 영역 확장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의 복합환경진동시험실. (사진제공=현대트랜시스)

“이곳에서는 노면 상태에 따른 차량 진동을 재현해 시트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을 분석하고 있습니다. 시트에서는 부품 사이의 유격이나 재료 간의 마찰로 인해 여러 소음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시트의 소음 원인과 위치를 파악해 개선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5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에서 만난 최태진 시트시험팀 책임연구원의 말이다. 복합환경진동시험실에 들어서자 진동을 발생시키는 장치인 가진기 위에 시트 하나가 놓여있었다. 시트 주위를 수십 개의 마이크가 둘러싸고 있었다. 사방이 방음벽으로 녹음실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시트가 내는 소음을 분석하는 곳이다.

최 책임연구원은 “복합환경진동시험실에서는 영하 40도에서 영상 80도까지 극한 환경을 구현해 시험하고 있다”며 “온도 조건에 따라 시트 구성품이 수축과 팽창을 반복하며 소음의 유형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영하 20도로 구현된 시험실은 한겨울이나 다름없었다. 온몸이 덜덜 떨리고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추웠다. 초여름 날씨인 외부와는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혹서와 혹한 환경을 구현해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트의 소음을 분석하는 것이다. 시트의 작은 이음(異音)이라도 잡아내기 위한 과정이다.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의 슬레드 충돌 시험장. (사진제공=현대트랜시스)

현대트랜시스가 2019년 통합 출범 이후 최초로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를 공개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자동차 시트 전문 연구소인 이곳은 시트 부품에서 완제품까지 개발 전 과정을 진행할 수 있는 첨단 설비를 갖췄다. 2007년 70여 명의 연구·개발 인력으로 시작해 현재는 약 500여 명의 인력이 근무 중이다.

시트는 수만 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 가운데 엔진 다음으로 비싼 부품이다. 승차감은 물론이고 탑승자의 안전도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인체공학, 디자인공학, 재료공학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필요하다. 시트연구센터는 시트에 관한 모든 연구·개발을 수행한다. 180여 가지가 넘는 시험을 진행한다.

현대트랜시스 시트연구센터의 슬레드 충돌 시험장. (사진제공=현대트랜시스)

이날 찾은 승하강 내구시험실은 승객의 승하차 시에 지속해서 쓸리며 약해지는 시트의 내구성을 시험하는 곳이다. 로봇이 반복적으로 움직이며 승객이 타고 내리는 것과 같은 상황을 모사하고 있었다. 75㎏의 사람이 승하차할 때와 동일한 하중이 발생하게 설계됐다. 하나의 시트에만 2만 번 이상의 시험을 하며 시트의 작동과 외형의 문제가 없는지 파악한다.

시트연구센터에서는 안전을 위한 시험도 다수 진행되고 있다. 충돌 시험장에 들어서자 시트에 더미가 앉아 있었다. 이곳에서는 다른 차량이 시속 80㎞로 추돌하는 상황을 재현했다. ‘쾅’하는 소리와 함께 시트가 수 미터 앞으로 밀려났다. 이 짧은 순간 시트에 가해지는 충격과 인체에 미치는 상해 등을 분석해 시트 설계에 활용하고 있다.

현대트랜시스의 차세대 모빌리티 비전을 담은 토탈 공간 솔루션 ‘HTVM 24’. (사진제공=현대트랜시스)

현대트랜시스는 목적기반차량(PBV), 도심항공교통(UAM) 등 미래 모빌리티 시트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 시트연구센터 1층에 마련된 홍보관에서 차세대 모빌리티 시트 제품들을 공개했다.

홍보관에 전시된 ‘HTVM 24’는 현대트랜시스의 차세대 모빌리티 비전을 담은 토털 공간 솔루션이다. 자율주행 시대에 휴식이나 엔터테인먼트, 업무 등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미래 모빌리티 공간을 사용자 경험(UX) 시나리오를 통해 체험해볼 수 있었다. 생체 신호 모니터링을 통해 승객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편의를 위한 기능까지 스스로 지원했다.

현대트랜시스 UAM 캐빈 콘셉트. (사진제공=현대트랜시스)

UAM 캐빈 콘셉트 모형도 선보였다. UAM 승객 탑승 공간에 들어가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자 미국 뉴욕의 500m 상공에서 UAM을 타는 듯한 광경이 펼쳐졌다. 플립 시트를 적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으며 시트 폼패드 부분엔 메쉬 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경량화했다. 현대트랜시스는 해당 콘셉트로 올해 3월 독일 국제 디자인 공모전 ‘iF 디자인 어워드 2024’에서 본상을 받기도 했다.

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은 “현대트랜시스는 글로벌 경쟁력 넘버 원 부품 회사로 나아가고 있다”며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는 부품 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앞으로도 꾸준히 변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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