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선두 자리를 끝내 내줬고, 설상가상 2위 자리까지 위태로워졌다. 올 시즌 ‘최강’ 전력으로 꼽히며 순항하던 KIA 타이거즈에 시즌 최대 위기가 들이닥쳤다.
KIA는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8-9로 패했다.
앞서 7일 두산전에서는 연장 11회 접전 끝에 5-6으로 졌는데 연이틀 1점 차 석패를 당했다.
추격하던 LG 트윈스의 연승이 계속되면서 KIA는 결국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다.
사실 KIA의 하락세는 5월부터 조금씩 진행 중이었다. 5월 15경기에서 13승1무11패로 5할을 간신히 넘겼는데, 3~4월에 벌어놓은 승수 덕에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연달아 발생하는 어려움을 잘 이겨냈지만 5월엔 선발진에 구멍이 생긴 탓에 훨씬 힘들었다.
KIA는 외인 윌 크로우, 이의리가 연달아 팔꿈치 인대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됐다. 리그 최고의 외인 제임스 네일과 베테랑 양현종이 잘 버텼지만 나머지 경기는 악전고투할 수밖에 없었다.
대체 선발 황동하, 김건국 등이 투입됐지만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였고 5선발 윤영철도 고전했다.
최근엔 부상에서 돌아온 임기영과 임시 대체 외인 캠 알드레드가 선발진에 합류했는데 둘 모두 첫 등판이 신통치 않았다.
임기영은 지난 4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4⅓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고 알드레드는 8일 두산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는데 3이닝 6실점으로 무너졌다.
특히 알드레드의 경우 5-0으로 앞서던 상황을 지켜내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라 충격이 더욱 컸다. 타선의 힘으로 추격해 봤지만 결국 1점 차로 패했다.
선발진의 붕괴는 불펜진의 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시즌 초반 ‘철벽’을 자랑하던 장현식, 최지민, 전상현, 정해영 등은 타이트 한 상황의 등판이 잦아지면서 흔들리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최대한 불펜진을 관리해 준다는 방침이지만, 연투가 아닌 경기 상황 자체에 따른 피로감이 커 보인다.
지난 7~8일 두산전에서 연달아 1점 차로 패한 것은 그래서 더욱 크다. 7일엔 연장 11회 혈투를 벌인 탓에 필승조 대부분을 소모했고 8일엔 선발 알드레드가 3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일찍부터 몸을 풀었다.
그래서 10일 두산전은 KIA에 더더욱 쉽지 않은 경기가 됐다. 선두 LG와의 격차는 1.5게임 차로 벌어졌고 3위 두산과는 이미 승차 없이 승률에서만 3리 앞선 상황이다. 이 경기를 패하면 사흘 만에 1위에서 3위까지 추락하게 된다.
이런 가운데 출격하는 5선발 윤영철의 어깨가 무겁다. 윤영철은 앞서 언급했듯 최근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 최근 4경기 연속 피안타율이 3할을 상회했고, 많은 실점으로 불안감을 초래했다.
2년 차 신예에게 많은 것을 바랄 수는 없는 상황이지만, 현시점에서 KIA의 ‘믿을맨’은 윤영철일 수밖에 없다. 앞선 2경기에서 불펜진의 소모가 많았기에 최대한 많은 이닝을 끌어줘야 한다.
여기에 더해 타선의 활약도 절실하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최근의 타격감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두산 선발로 등판하는 2년 차 최준호를 초반부터 두들겨 빠르게 내려보낼 수 있어야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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