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동작구를 포함한 자치구 곳곳에서 파크골프장 조성을 두고 갈등이 커지고 있다. 고령화에 맞춰 지방자치단체가 파크골프장 조성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인근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반발이 커지면서 계획이 무산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파크골프를 이용하는 노령층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앞으로 이와 같은 갈등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동작구는 지난해 12월 대방공원 잔디광장 부지에 9홀 규모의 파크 골프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예산은 총 5억원이 편성됐다. 부지 면적은 약 5000㎡다. 동작구민만 이용 가능한 시설로 주중 오전·오후 시간대는 파크골프 이용객만 사용 가능하고, 주중 저녁 시간과 주말은 개방해서 운영할 계획을 세웠다. 즉, 공원 이용률이 낮은 시간대에만 파크골프장으로 사용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지난 4월 동작구가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조성 계획을 공식화하자 주민과 구청 간 갈등이 커지면서 결국 잠정 연기됐다. 동작구는 매번 다른 지역 파크골프장으로 ‘원정’을 가는 주민을 위해 조성한다는 취지였지만, 인근 지역주민은 일부 동호인을 위해 사용하던 공원을 내줄 수 없다는 태도다. 골프 소음이나 안전사고 등도 우려한다. 이들은 골프장이 조성되면 주차를 둘러싸고도 갈등을 빚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홍순만 파크골프장 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파크골프장 조성 부지 아래에는 동작구·영등포구·구로구 주민이 이용하는 저수조가 있는데, 제초제 살포로 인해 식수 오염 우려가 크다”고 했다.
이후 동작구청과 동작구의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구장 조성을 반대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고, 주민들은 ‘파크골프장 반대 주민궐기대회’도 열었다. 대방동 주민 이모씨(46)는 “파크골프장은 주거지와 떨어진 강변 등에 짓는데 왜 여기만 아파트 옆에 짓는지 모르겠다”며 “아이들이 노는 공원도 안 그래도 부족한데 뺏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했다. 대방공원 인근에는 숭의여자중·고등학교, 성남고와 대방대림아파트(1628가구) 등이 있다.
동작구는 이달 18일 주민공청회를 열고 추후 설문조사를 거쳐 추진 계획을 확정하겠다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설문조사 대상자 범위는 미정이다. 대방동 주민이면 구장 조성 반대 의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구민 전체나 동호인 중심으로 설문조사를 할 경우 찬성이 높을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주민과 구청 간 갈등이 또 한번 격화할 수 있다. 박일하 동작구청장은 “파크골프장 조성에 대한 주민들의 찬반 의견이 나뉘고 있는 만큼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수렴할 것이다”고 했다.
고령층이 늘면서 지자체마다 파크골프장 유치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서대문구에서도 파크골프장을 추진하려 했다가 주민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2022년 8월 서대문구청은 백련근린공원 파크골프장을 지으려다 지난해 6월 계획을 철회했다. 이 문제로 주민감사를 실시한 서울시 옴부즈만위원회는 예산 집행 목적이 공원녹지법에 반한다는 이유로 서대문구에 대해 ‘기관경고’ 처분을 내렸다.
반면 파크골프 동호인들은 파크골프장이 꼭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한파크골프협회에 따르면 서울 파크골프 회원 수는 지난해 8660명으로 2020년(2961명)과 비교해 4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협회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을 고려하면 여가로 즐기는 이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구장 수는 매우 적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회원이 9949명인 강원에는 36곳의 파크골프장이 있으나 회원 수 8660명인 서울은 13곳에 그친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구장을 보유한 곳은 강서·영등포·중랑 등 9개 자치구에 불과하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hong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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