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빛 풀들이 무성한 계절, 금방 지나갈 초여름의 한순간을 문득 그림으로 남기고 싶었다. 하지만 에디터에겐 대단한 그림 실력이 없는데다 물감이니 도화지니 재료를 구매하다 보면 일이 커질 듯 했다. 그때 SNS에서 자주 보던 디지털드로잉이 떠올랐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디지털 드로잉은 최근 태블릿 보급률이 크게 늘며 수요가 늘었다. 특별한 손재주가 없어도 여러 기능을 이용해 그림을 그릴 수 있어, 직접 그린 이모티콘이나 일러스트를 이용해 부업으로 삼은 직장인도 많아졌다.
디지털 드로잉의 가장 큰 장점은 ‘편리성’이다. 먼저 디지털 패드와 펜슬만 있다면 물감, 붓, 도화지 등 그림을 그리기 위한 준비물이 따로 필요치 않다.
그림을 그리는 과정도 훨씬 간단하다. 물감이 섞이지 않게, 색을 새로 쓸 때마다 붓을 씻는 일도 물의 양을 조절하는 일도 생략된다. 게다가 정확한 위치에 반듯한 선을 그릴 수 있고, 똑같은 요소를 복사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수정을 할 때도, ‘뒤로 가기’ 기능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원하는 과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 레이어를 사용할 수 있어 작품의 여러 요소를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것 역시 디지털 드로잉의 장점이다.
그럼 디지털 드로잉은 어떤 앱을 이용해야 할까. 디지털드로잉이 가능한 여러 앱이 있지만 ‘프로크레이트’와 ‘스케치북’ 2가지 앱을 제안한다. 먼저 프로크레이트는 대표적인 디지털드로잉 앱이다. 이용자가 주로 사용하는 기능을 자유롭게 재배치해 편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다양한 질감의 브러쉬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작업 과정을 타임랩스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다만, 유료 앱이라는 점이 아쉽다.
가볍게 디지털 드로잉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무료 앱 ‘스케치북’을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스케치북은 원근감을 나타내는 투시 그리드를 활용할 수 있어, 건축물이나 복잡한 환경을 더 쉽게 그릴 수 있다.
드로잉 앱을 설치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릴 차례다. 큰 사물을 중심으로 틀을 잡고, 디테일한 부분을 채워 나가는 식으로 그림을 그리면 된다. 물론 처음부터 하나의 그림을 완성하기는 만만치 않다. 에디터 역시 직선을 그릴 때는 어려움이 없지만, 곡선에서는 실력이 들통나기도 했다. 이때 유튜브 채널에 ‘풍경화 디지털 드로잉’을 검색하면 부족한 부분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다.
조명·원근법을 고려해, 사진 배경 없이 그려보기
에디터가 디지털 드로잉을 하며 느낀 주요 포인트는 3가지다. 먼저 빛의 조명을 이용해 색을 다르게 쓸 것. 풍경 사진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햇빛이나 조명의 방향을 파악할 수 있다. 처음엔 시간이 걸리지만, 빛에 따라 달라지는 색을 표현하면 그림이 더 생동감 있게 느껴진다.
두 번째, 원근법을 고려해야 한다. 멀고 가까운 거리에 대한 느낌을 뜻하는 원근감은 색과 명암, 선 등으로 표현 가능하다. 풍경화에서 원근법을 이용하면 더욱 완성도 있는 그림처럼 느껴진다. 특히 디지털 드로잉은 아날로그 드로잉과 달리 원근감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아도, 캔버스에 투시 그리드 기능을 이용해 쉽게 나타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사진을 배경으로 깔아 그림을 그리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물론 사진을 배경 밑에 깔아 투명도를 조절해 드로잉을 할 경우 훨씬 수월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그리다 보면 드로잉 실력이 늘지 않는다. 처음엔 어색하더라도 직접 선을 긋고 비슷한 책을 찾아 칠하는 편이 연습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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