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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에 부채까지…주가악재에 해외법인 매각 고심하는 효성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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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베트남 공장 / 사진=효성화학
효성 베트남 공장 / 사진=효성화학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높은 부채비율과 실적 부진으로 효성화학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채무보증 규모가 2조원에 달하는 베트남 법인의 매각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효성화학은 베트남 법인의 매각 가능성을 열어두는 한편 특수가스 사업부를 분사 후 지분을 매각,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전거래일 대비 300원(0.46%) 떨어진 6만4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효성화학은 실적 부진과 대규모 부채 부담으로 하락세를 지속, 올 들어 25% 가까이 뒷걸음질 쳤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1년까지만 하더라도 13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효성화학은 2022년 336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1888억원으로 손실폭을 줄였지만 1분기에도 348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폴리프로필렌(PP) 업황이 여전히 불황 사이클을 지속하는 가운데 재무구조에 대한 부담이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파이프용 PP업황이 중국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둔화되며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됐다”며 “테레프탈산(TPA) 수요 부진 속 공급 부담이 지속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말했다.

영업손실과 함께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지난 2021년 509.5%였던 부채비율은 △2022년 2631.8% △2023년 4934.6%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에도 3485.8%로 여전히 높았다. 1분기 기준 순차입금만 2조4000억원이었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4월 기존 A-(부정적)였던 효성화학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하향했다. 당시 나신평은 의견서에서 “베트남 공장 설비 트러블의 영향으로 적자폭이 확대됐다”며 “영업손실이 누적돼 재무안정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등급 조정 이유를 밝혔다.

효성비나케미칼의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 사진=나이스신용평가
효성비나케미칼의 분기별 영업이익 추이 / 사진=나이스신용평가

베트남 자회사인 효성 비나케미칼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비나케미칼은 효성화학의 지분 100% 연결대상 종속기업이다. 지난 2018년 설립됐지만 공장 정상 가동이 늦어지며 적자폭을 키웠다. 2021년 449억원을 기록했던 비나케미칼의 영업손실액은 2022년 2324억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8월에야 정상가동이 시작되며, 하반기엔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영업손실 5억원까지 실적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효성화학으로부터 자금을 수혈 받고 있다.

효성화학은 이달 3일에도 비나케미칼에 829억원을 채무 보증한다고 공시했다. 해당 공시에 따르면 비나케미칼에 대한 효성화학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2조669억원이다.

그간 업계에서는 효성화학이 부채 해결을 위해 취할 움직임에 대한 다양한 추측이 나왔다. 효성첨단소재를 통한 자금 지원 가능성이 대표적이다. 다만 효성첨단소재가 오는 7월부터 효성그룹 삼남 조현상 부회장이 맡는 신설지주 HS효성으로 분리되고, 효성화학이 장남 조현준 회장이 맡는 기존 지주사에 남으며 해당 가능성은 사라졌다는 평가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주사 분할 결정 당시 보고서에서 “지주사 분할을 통해 효성첨단소재와 효성화학이 완전히 분리됐다”며 “계열사 지원 등 시장의 재무구조와 관련한 우려는 완벽히 종식됐다”고 말했다.

부채를 줄이기 위해서는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지만 현재 상황에선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효성화학 사업부별 영업이익 추이 및 전망 / 사진=신한투자증권
효성화학 사업부별 영업이익 추이 및 전망 / 사진=신한투자증권

나신평은 의견서에서 “베트남 법인의 수익성 회복에 따라 영업현금창출능력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과중한 차입금 보유로 이자비용 부담이 매우 높아 재무안정성 회복에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나케미칼을 매각할 가능성이 최근 거론되고 있다. 수익 개선이 기대되지만 여전히 업황이 부정적이라 빠른 부채 감축을 위해 지분 일부를 매각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동욱 연구원은 “중동 국영 석유업체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효성과 파트너사는 베트남 내 화학 플랜트를 기반으로 사업 협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확정될 경우 부채의 감축과 원재료 기반의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나케미칼의 일부 지분 매각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특수가스 사업부 지분 매각에도 관심이 쏠린다. 효성화학은 반도체 세척 등에 사용되는 삼불화질소(NH3)를 비롯한 특수가스를 판매하고 있다. 효성화학은 특수가스 사업부의 투자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분사 후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게 주 골자로, 공시에 따르면 현재 9곳의 후보를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 후보)로 선정한 상황이다.

지난해 기준 효성화학의 NF3부문 매출액은 PP부문의 10분1 수준이지만 올해 반도체 업황 개선이 예상돼 매각가격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이동욱 연구원은 “NH3는 2027년까지 매년 10% 이상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며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매각가격이 도출될 가능성이 있다”며 “매각 지분율에 따라 재무구조 개선 효과가 차이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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