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인 TSMC를 만나 인공지능(AI)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약속하면서 SK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지난 6일(현지 시각) 대만에서 웨이저자 TSMC 이사회 의장(회장), 임원들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함께했다.
그동안 장중머우(모리스 창) 창업자 퇴진 이후 류더인 회장과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던 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하고, 고대역폭 메모리(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SK하이닉스는 지난 4월 6세대 HBM인 HBM4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 기술 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HBM4부터 성능 향상을 위해 베이스 다이 생산에 TSMC의 로직 선단 공정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HBM4를 2025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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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항소심 판결 후 첫 해외출장 대만… AI리더십 확보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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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회장은 지난달 30일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공개된 후 첫 해외출장으로 대만을 선택했다. ‘AI 리더십’ 확보에 나서며 흔들림 없이 그룹 경영에 매진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최 회장이 이혼 항소심 판결로 SK그룹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위협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경영권 불안이 커졌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슐리 렌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4일(현지 시각) “이혼 소송 해결을 위해 지분을 일부 양도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면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며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행동주의 캠페인의 위협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서울고법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 회장과 노소영 관장의 이혼 소송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 현금성 자산은 2000억∼3000억원 수준으로 대부분의 자산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 지분(지분율 17.73%)이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2심 판결 확정시 지분 매각이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칼럼은 “대기업 할인은 벤치마크인 코스피 지수가 사랑받지 못하는 이유”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알려진 코스피는 현재 닛케이225(2배), MSCI 차이나(1.3배)에 비해 장부가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적어도 10년 동안 강력한 가족 경영 대기업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번 이혼 소송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SK와 SK우선주 등 SK관련주는 이날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같은 시간 SK는 4.33%, SK우는 4.82%, SK텔레콤은 0.78%. SK이노베이션은 0.58%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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