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년比 35%↑
5%대 금리로 수익성 제고
탄탄한 외화예금 기반으로
단기 자금 운용 여력 확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금융사 간 급전 거래인 외화콜론으로 활용한 자산 규모가 올해 들어 크게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급격한 정책금리 인상으로 외화콜론의 수익성이 높아지자 단기 자금 운용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올해도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자금 운용 불일치에 대비하는 동시에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1분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외화콜론 평균 잔액은 19조488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7.8% 늘었다. 외화콜론은 금융사 사이에서 외화를 단기로 빌려주는 거래다.
이들 은행의 외화콜론 평잔 증가는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이끌었다. 하나은행의 지난 1분기 외화콜론 평잔은 5조692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5.2%나 확대됐다. 이 기간 우리은행도 3조2212억원으로 35.4% 증가했다. 반면 신한은행은 3조8920억원으로 국민은행은 6조6831억원으로 각각 16.0%, 2.5% 감소했다.
외화콜론은 그동안 수익성이 떨어지는 운용처로 여겨져 왔다. 2022년까지만 해도 4대 은행의 외화콜론 평균 금리는 2%대 초반으로 1%대 후반인 외화예치금보다 소폭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고강도 긴축이 본격화하자 지난해부터 외화콜론 금리가 5%대까지 치솟았다. 수익성 높은 외화대출과 맞먹는 수준으로 올라선 셈이다.
앞서 미 연준은 2022년 3월 0.00~0.25%였던 정책금리를 지난해 7월까지 11차례 연속 인상해 5.25~5.50%로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에 영향을 받아 4대 은행의 외화콜론 금리도 크게 뛰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지난 1분기 외화콜론 평균 금리는 5.39%, 5.3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보다 각각 3.3%포인트(p), 3.19%p나 높아진 수준이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외화콜론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외화예금 기반이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하나은행의 지난 1분기 외화예금 평잔은 39조9546억원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은 수준을 자랑한다. 우리은행도 31조686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688억원이나 늘었다. 단기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확대된 셈이다. 반면 국민은행(25조6057억원)과 신한은행(24조5950억원)은 20조원대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에 머물렀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최근까지도 견고하게 나타나면서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 속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외화콜론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고 자금 운용 미스매칭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정책금리가 5.5% 수준이고 단기물 금리도 매우 높아졌다”며 “은행들이 저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해서 외화콜론으로 운용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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