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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 세력 ‘타깃’ 된 빗썸, 이상 급등락 코인 수두룩

조선비즈 조회수  

그래픽=손민균
그래픽=손민균

별다른 호재 없이 하루에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다 떨어지는 이상 급등락 코인들이 최근 국내 2위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주로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된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가상자산)의 종류가 많은 데다, 소형 거래소에 비해 이용자가 훨씬 많아 시세 조종을 노리는 작전 세력이 빗썸을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빗썸에서 에이피엠 코인은 158%에 이르는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달 27일 7.8원에 거래됐던 이 코인은 20원으로 급등한 후 29일에는 다시 10원대로 떨어졌다.

역시 빗썸에서 거래되는 마일벌스는 지난달 27일 하루에만 351% 급등했다. 전날까지 4.1원에 거래가 됐던 마일벌스는 이틀 연속 급등하며 30일 36원을 넘어섰다.

이 밖에 지난달 29일 277% 급등한 펠라즈를 비롯해 이브이지(94%), 바이오패스포트(82%), 마이네이버앨리스(73%), 블로서리(45%) 등 빗썸에 상장된 여러 코인이 하루 40% 넘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이 코인 중 상당수는 단기간에 가격이 치솟은 후 다시 급락하며 큰 변동성을 보였다. 상승세 막바지에 해당 코인을 샀던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상 급등락 코인들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업비트에서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 알트코인을 적극적으로 상장하고 있는 빗썸과 달리, 업비트는 상대적으로 까다롭게 상장 심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총 110여종의 코인을 상장한 반면, 업비트는 절반에 못 미치는 50여종만 상장했다.

올해 들어 가상자산 시장이 반등하면서 가격이 크게 오른 월드코인을 비롯해 페페, 플로키 등 여러 밈 코인(인터넷과 SNS 등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를 활용해 단순한 재미로 만들어진 가상자산)도 빗썸에 상장돼 있지만, 업비트에서는 거래를 할 수 없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업비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유통되면서 거래량이 많은 가상자산을 주로 상장한다”면서 “같은 밈 코인이라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고 거래 규모가 큰 도지코인, 시바이누는 상장돼 있지만, 페페와 플로키는 거래를 지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페페 코인은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개구리 캐릭터 '페페'의 이미지를 따서 만들어진 밈 코인이다. 국내에서는 빗썸에 상장돼 있지만, 업비트에서는 거래할 수 없다. /SNS 캡처
페페 코인은 전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개구리 캐릭터 ‘페페’의 이미지를 따서 만들어진 밈 코인이다. 국내에서는 빗썸에 상장돼 있지만, 업비트에서는 거래할 수 없다. /SNS 캡처

가상자산별 거래량도 업비트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대형 코인이 주로 거래되는 반면, 빗썸에서는 알트코인의 비중이 크다. 가상자산 통계 플랫폼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업비트에서 비트코인, 이더리움의 합산 거래 비중은 26.2%를 기록했다. 빗썸에서는 두 코인의 합산 비중이 17.5%로 업비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았다.

문제는 상장돼 있는 알트코인이 많다 보니 시세 조종으로 의심되는 거래가 주로 빗썸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빗썸은 국내에서 발행돼 유통되는 가상자산, 이른바 ‘김치코인’이 많이 상장돼 있는데, 이 코인들은 특히 작전 세력에 의한 시세 조종의 타깃이 되기 쉽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한 달간 빗썸에서 가장 높은 일일 상승률을 기록했던 에이피엠 코인도 대표적인 김치코인으로 꼽힌다. 이 코인은 동대문에 기반을 둔 의류 도매 기업인 에이피엠 그룹이 발행해 속칭 ‘동대문 코인’으로도 불린다. 최근 눈에 띄는 호재 없이 별안간 가격이 급등했다 떨어진 마일벌스와 이브이지 등도 국내에서 발행된 코인들이다.

코인원과 코빗, 고팍스 등 다른 거래소에도 여러 알트코인이 상장돼 있다. 그러나 이들 소형 거래소는 이용자 수와 거래량이 빗썸에 비해 훨씬 적다. 지난 5일 기준 국내 거래소별 점유율을 보면 업비트는 66%, 빗썸은 31%를 각각 차지한 반면, 3위 거래소인 코인원은 2% 수준에 머물렀다. 코빗과 고팍스의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상장된 알트코인이 많아도 이용자와 거래량이 적으면 큰 수익을 얻기 힘들다”면서 “시세 조종을 시도하려는 세력 입장에서는 빗썸이 가장 이용하기 좋은 플랫폼에 해당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 달 19일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기 전까지는 시세 조종으로 의심되는 코인이 계속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조선비즈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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