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범 방지 첫 연구용역 맡기고, 중독 치료 연구 착수
마약 사범 ‘처벌‧치료 병행’
마약사범 ‘치료도구 개발‧재범 위험 요인’ 연구 용역
최근 5년 재범률 35%…지난해 마약사범 ‘역대 최대’
“처벌 중요하나 공급억제 핵심…엄격히 집행할 시점”
법무부가 마약 사범 재범률을 낮추고 자기 주도적인 마약 중독 치료 도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또 마약 사범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 요인을 면밀히 분석하는 등 재발 방지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달 ‘마약류 사범 자기 주도적 개인치료도구 개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마약 중독 치료에 본인의 의지가 관건인 만큼 마약 사범이 자기 주도적으로 회복해 나갈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법무부는 전문가 자문과 중독 회복자 인터뷰 등 여러 연구를 통해 전생애적 특성을 파악하고, 교정시설 환경을 고려한 치료 도구를 개발할 계획이다. 최종적으로 제작된 매뉴얼은 각 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초 ‘마약 사범 보호관찰 대상자 재범 위험 요인’ 연구 용역에도 나선 바 있다. 보호관찰소에서 관리·감독하고 있는 마약 사범 보호관찰 대상자의 내·외부적 재범 요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재범 방지 대책의 근거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보호관찰소에서 관리하는 마약 사범은 크게 세 종류다. △보호관찰을 조건으로 집행유예를 선고받거나 가석방된 사람 △치료명령 대상자 및 치료감호 가종료 △보호관찰 조건부 기소유예 등을 처분받은 마약류 사범 등이다.
법무부가 마약 범죄 재발 방지를 위한 연구에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해당 연구 결과를 보호관찰 지도 및 감독에 반영함으로써 보호관찰 집행의 효과성을 제고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마약류 범죄는 다른 범죄에 비해 재범률이 높은 편이다. 대검찰청이 발간한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2018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마약사범 재범률은 35.3%에 달한다. 마약사범은 2018년 1만2613명에서 2022년 1만8395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에 적발된 마약 사범은 2만761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검은 이르면 이달 내 ‘2023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다. 전체 마약 사범 숫자가 급증한 만큼 재범 인원 역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호관찰소 위험 요인도 분석…
마약 조직 내부 고발자엔 감형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일선 현장이나 간담회에서 “마약은 재범률이 높기 때문에 단속뿐 아니라 치료·재활을 통해 재범을 방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마약 범죄 단속 시점’이 곧 ‘마약 중독 치료·재활의 골든타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법무부는 ‘마약 청정국 회복’을 기조로 강력한 단속에 나서는 동시에 마약 중독자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시스템도 마련해왔다. 단순 투약 사범에 대해선 중독 수준에 따른 개인별 맞춤형 연계모델을 만들어 4월부터 확대 시행하고 있다.
애초 유관기관들이 개별로 운영하던 ‘사법’(법무·검찰)-‘치료’(보건복지부)-‘재활’(식품의약품안전처) 제도가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보호관찰소가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마약 재범을 방지하고 사범을 사회구성원으로 복귀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만 해당 연계모델이 전국에 확립되기 전까지 보호관찰과 함께 정기적 약물검사가 가능한 ‘보호관찰소 선도위탁 조건부 기소유예’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검찰은 단순 투약 사범에 대해 단순 교육 이수가 아닌 보호관찰을 적극 부과하는 등 재범 여부를 철저히 살펴보고 있다.
리니언시(자진신고 형벌 감면) 등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마약 대량 밀수‧유통 범죄 주범 검거를 위해 마약조직 내부 제보자의 형벌을 감면해주겠다는 것이다. 또 기존 최고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대폭 상향하는 등 보상금 제도 역시 손질할 예정이다.
김대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재범을 포함해 마약 사범은 올해 더 많을 것”이라며 “마약 사범은 처벌도 중요하지만, 공급을 억제하는 게 핵심이다. 리니언시나 보상금 제도 개선 등은 과거에도 나왔던 방안들인데, 엄격하게 집행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 법조팀 = 김이현 기자 spes@·전아현 기자 cahyun@·박일경 기자 ekpark@·박꽃 기자 pg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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