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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원 현금거래 ‘깜깜이’…신협ㆍ새마을금고, AML 통제 ‘고삐’

이투데이 조회수  

FIU, 지난해부터 자금세탁방지 제도 위반 행위 제재 공시
과태료 9950만 원 부과…CTR 위반이 36건으로 더 많아
새마을금고중앙회 “상시 감독…자격시험 의무화 검토 중”
신협중앙회 “개별 조합 활용 전산시스템 개발해 재발 방지”


신용협동조합과 새마을금고가 자금세탁방지(AML)제도 준수를 위해 내부 ‘허들’을 높이기로 했다. 올해 들어 금융당국에 AML 위반 행위가 무더기로 적발된 데 따른 조치다. 신협과 새마을금고는 자금세탁 인프라 개발과 관련 검정시험 이수 의무화 등을 검토하는 등 내부통제 체계 구축을 위한 수습에 나섰다.

6일 금융당국 및 상호금융업권에 따르면 금융정보분석원(FIU) 은 올해 2월과 5월, 신협 4곳과 새마을금고 5곳에서 AML 위반 사항을 적발, 과태료 부과 등 기관제재 조치했다.

지난해 9월 FIU가 AML제도 위반행위에 대해 처음 공시한 이후 상호금융권의 자금세탁방지 ‘구멍’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다. 그전에도 FIU가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AML 규제 위반행위를 제재해 왔지만 외부에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번 기관제재 조치로 이들 금고와 조합 9곳에 과태료가 총 9950만 원 부과됐다. FIU에 제때 보고가 이뤄지지 않은 고액 현금거래, 자금세탁이 의심되는 합당한 근거가 있음에도 보고 기한을 넘긴 의심스러운 거래는 51건으로 확인됐다.

자금세탁행위란, 불법재산을 감출 목적으로 해당 재산의 취득, 처분 사실을 거짓되게 하거나 재산을 숨기는 행위를 뜻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AML 규제에는 고액현금거래 보고제도(CTR)와 의심거래 보고제도(STR)가 있다. CTR은 동일 금융사에서 동일인의 명의로 1거래일 동안 1000만 원 이상의 현금이 입금되거나 출금되는 경우, 거래자의 신원, 거래일시, 금액 등을 전산으로 자동보고하게 하는 제도다. 고액현금거래가 발생하는 경우, 해당 금융기관은 30일 이내에 FIU원장에게 보고해야 한다.

FIU의 제재 공시에 따르면 상호금융권에서 적발된 AML제도 위반 건 중 CTR 위반이 7곳(36건)으로 STR 위반 2곳(15건)보다 많이 적발됐다. CTR은 금융기관 직원의 주관적 판단에 의존하는 STR과 달리 객관적인 지표를 보고하는 금융제도다. CTR 위반이 더 많다는 것은 자금세탁으로 의심되는 거래 행위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움을 의미한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자금세탁방지 강화를 천명했다. 1월 FIU는 ‘자금세탁방지 관련 금융권 임직원 교육 운영방향’을 발표해 전문가 양성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실무역량과 제도 이해 수준을 평가하는 ‘자금세탁방지 업무능력 검정시험(TPAC)’ 도입, 시행에 나섰다. 앞서 이달 1일에는 1회 시험도 치렀다.

이번에 적발된 두 기관은 AML 제도 준수를 위해 철저한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신협중앙회는 시스템 정비를 통해 개별 조합 직원들이 실수로 AML 제도를 위반하는 경우가 재발하지 않게 할 방침이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제재 공시에 올라온 조합의 경우, 직원의 착오로 보고 시기를 놓치는 등 ‘단순 누락’ 건이 많았다”며 “이전에도 교육을 강화하고 있었지만, 앞으로는 중앙회 차원에서 전국 조합이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실수로 보고를 빠뜨리는 사례가 나오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금세탁방지를 한층 더 강화하기 위해 내년부터 중앙회 전담부서 직원들의 TPAC 응시를 검토하고 있다. 회장 직속 준법감시부문에 자금세탁방지부를 별도로 두고 있는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해당 부서 검사원 전원이 금융연수원에서 진행하는 ‘자금세탁방지 핵심요원’ 교육을 이수한 상태다. 개별 금고의 경우, 중앙회 전담부서에서 관련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회 관계자는 “비수도권에 있는 소규모 금고에는 전담 직원을 두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도 “내년부터 중앙회 전담부서 직원들의 TPAC 응시를 고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IU 관계자는 “자금세탁방지 전담 인력이 의무적으로 갖춰야 할 요건은 없지만, 해당 업무를 영업과 같이 하기는 어렵다 보니 될 수 있으면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담당하도록 금융기관에 권고하고 있다”고 했다.

이투데이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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