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서울 노원구와 도봉구가 ’30년 베드타운’을 벗어나 교통과 일자리의 중심으로 도약을 시도하면서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영끌족’의 가슴을 설레게하고 있다.
서울을 종으로 꿰뚫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이 2028년 개통을 목표로 착공한 것에 더해 오세훈 서울시장이 노원구 창동차량기지 일대를 바이오시티로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으면서다.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 공사가 재개되고 HDC현대산업개발이 본사로 쓸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 착공도 임박하는 등 서울 동북권 일대는 큰 변화를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전통적 베드타운이었던 상계’창동 지역을 중심으로 강북을 미래산업 경제거점으로 탈바꿈시키는 ‘강북 전성시대’ 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5월27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서울 디지털바이오시티(S-DBC) 기업설명회’를 열고 노원구 창동차량기지를 서울 디지털 바이오시티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며 첨단기업 유치를 독려했다.
기업설명회에는 디지털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대기업, 중견기업 등을 모두 합쳐 81개 사 130명이 참석해 기업들의 높은 관심도가 나타났다.
기업설명회에 참석한 기업들에는 파격적인 대우가 약속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원가 공급’세금 감면’장기 임대 등을 통한 기업 용지 공급 △공공기여금을 활용한 ‘서울형 랩센트럴’ 건립 △토지의 활용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균형발전 사전협상제도(화이트사이트)’ 도입 등이다.
오 시장은 “비강남 지역을 경제거점으로 만드는 게 서울의 균형발전의 요체”라며 “서울시는 이번 창동차량기지 개발사업에서 단 하나의 이익도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창동차량기지 바이오시티 조성과 광운대 역세권, 한전 연수원 부지, 이문차량기지 등을 연계해 서울 동북부를 미래 산업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오세훈 시장이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일자리 창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가운데 다른 하나의 문제인 서울 중심부 접근성 문제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월25일 경기도 의정부시 시청에서 GTX-C 착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기념식에서 “GTX-C 공사 중에는 소음’진동 최소화 공법 등을 통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스마트 건설 기술 활용 및 철저한 안전 점검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국민께 약속드린 시기에 차질 없이 개통하겠다”라고 말했다.
GTX-C는 경기 양주시 덕정역을 출발해 서울 도봉구 창동역,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 서울 강남구 삼성역을 지나 경기 수원시 수원역까지 86.46km를 연결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2028년 개통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으며 앞으로 5년 동안 총사업비 4조6084억 원이 투입된다.
GTX-C가 개통하면 서울 동북부 지역에서 삼성역까지 2~30분 안에 도착할 수 있게 돼 노도강 지역의 수도권 접근성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도시 성장의 핵심 바탕이라는 평가를 받는 문화시설 부족에 따른 동북권 주민들의 문화생활 갈증도 이르면 3년 뒤에는 해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복합문화시설 서울아레나의 시공사 선정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해결되면서 공사 진행이 재개됐기 때문이다. 시행사인 카카오 이사회에서 구체적 건설 자금 조달 방법을 결정하면서 사업을 막는 걸림돌도 사라졌다.
서울아레나는 지하철 1호선’4호선 환승역인 창동역 일대에 지하2층~지상6층, 연면적 11만9096㎡ 규모로 조성되는 복합문화시설이다. 서울아레나에는 1만8269석 상당의 음악 전문 공연장을 포함해 중형 공연장(2010석), 영화관(7개 관’1001석), 대중음악 지원시설, 판매 및 업무 시설 등이 들어선다.
이에 더해 HDC현대산업개발이 올해 하반기 착공을 앞둔 서울 노원구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에 사용할 ‘서울원’ 상표를 출원하는 등 본격적 사업 진행에 나선 것도 호재로 꼽힌다.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은 GTX-C 개통이 예정된 광운대역 인근 월계동 85-7번지 일대 15만6581㎡ 부지에 최고 49층 아파트를 포함해 오피스텔 등 주거단지와 호텔, 사무실, 쇼핑센터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사업비는 모두 합쳐 4조5천억 원이다.
HDC는 광운대역세권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이 곳으로 본사를 이전하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서울 강남구에서 용산구 아이파크몰로 본사를 옮긴 지 17여 년만에 본사를 다시 이전하는 것이다.
서울 동북권 개발이 점차 실체화하면서 부동산 시세 상승에 따른 손바뀜 등이 활성화돼 ‘노도강 영끌족’들이 숨통을 돌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끌족’은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대출 등으로 자금을 끌어모아 주택 구입에 나선 사람들을 뜻한다. 이들 가운데 주택값이 싸고 재건축을 앞둬 투자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 등 이른바 ‘노도강’ 지역에 전 재산을 밀어 넣은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부동산R114가 5월17일 기준으로 서울 시내 아파트 116만 가구당 평균 가격을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전체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12억9221만 원으로 고점(2021년, 13억7147만 원)의 95%를 회복했다. 이러한 가운데 노원구, 도봉구, 강북구의 고점 대비 매매가 비율은 각각 87%, 85%, 87%에 그치며 평균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노도강의 단점은 일자리 부족과 서울 중심부 접근성이었는데 교통은 GTX가 들어오면 개선될 수 있었지만 일자리가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 있었다”며 “오세훈 시장의 ‘강북 전성시대’ 프로젝트가 제대로 진행된다면 투자 측면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 부동산 시장이 살짝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런 호재들이 터지면 자금이 부족하신 분들의 손바뀜이 일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호재가 터졌다는 사실 하나로는 움직이지 않겠지만 분위기 자체가 좋아지고 전셋값이 올라가는 등 여러 조건이 맞아떨어지면 용기를 내는 구매자들도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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