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들 가운데 상당수가 저소득층 학생들을 돕기 위해 자비를 보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현지시간) 영국 국립교육연구재단(NFER)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교사 5명 가운데 1명이 사비를 털어 학생들의 식비나 옷, 준비물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교사들은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이 없거나 따뜻한 옷을 입지 않은 채 배고픈 상태로 등교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초등학교 교사 79%와 중학교 교사 62%가 학생들을 위한 물품 구입에 자기 돈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
영국 국립교육연구재단은 지난 3월 영국 내 주요 초등학교 현직 교사 884명과 교장, 교감 등 학교 관리자 398명 등 128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관련 연구는 영국의 생활비 위기와 교육 재정 압박이 학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기 위해 진행된 것이다.
초등학교 교사 응답자 19%와 중학교 교사 응답자 17%가 학생들을 지원해 주기 위해 개인적으로 돈을 지원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교사 5명 가운데 1명꼴로 학기마다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사비를 내고 있는 셈이다.
특히 초중등 교사 가운데 약 4분의 1은 지난 학기(2023년 9월부터 올해 3월까지) 동안 학생들을 위해 100파운드(약 17만5000원) 이상 쓴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이번 설문조사에 참여한 영국 초중등 교사 가운데 31%가 수업 시간에 배고픔을 겪는 학생들을 더 많이 보게 됐다고 답했다.
초중등 교사 가운데 40%는 적절한 교복이나 겨울에 따뜻한 외투 없이 등교하는 학생들도 증가했다고 답했다.
특히 비교적 재정적 어려움이 심한 학교에서 사용하는 아침 식사 지원금은 부유한 학교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부 기관의 지원이 부족할 경우 학생들의 정신 건강 관리 측면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초등학교의 93%와 중학교 87%가 재정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최소 한 가지 영역에서 예산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관리자 46%와 중학교 관리자 33%는 학교 건물 개선과 신축 지출 비용을 삭감했다고 응답했다.
학교 관리자들은 설문조사에서 교육 재정이 갈수록 악화하는 데다 다음 회계연도에 예산을 추가로 삭감해야 할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영국 학교 기관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비와 고정 지출 비용인 교직원 임금 상승, 학령인구 감소, 학교 시설 노후화에 따른 보수 사업,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 비용 등 여러 압박 요인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설명한다.
영국 국립교육연구재단 정책실무담당을 맡고있는 주드 힐러리는 “재정 상황이 힘든 학교일수록 지속적인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며 “생활비 부담은 학교가 교직원 임금이나 수업과 같은 핵심 공급 사항에 들어가는 여러 비용 압력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교사들은 자기 돈을 들여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렇게 교육 당국이 인지하지 못하는 비공식적인 학생 지원은 교사들도 각자 금전적 압박을 겪고 있는 와중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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