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은 국내 주식투자 비중을 줄이는 대신, 해외 주요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열풍은 더욱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주식시장에 대한 정보 접근과 직접투자가 편리해지면서, 밸류업 프로그램 등 각종 정책적 노력에도 박스권에 갇혀 있는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지난달 31일 회의를 열고 14.2%인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2029년까지 13%로 낮추기로 했다. 자산규모가 1000조원을 돌파하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규모로 국내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이는 수익률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수입보험료가 연금지급액보다 적어지는 2040년까지 적립기금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산운용 수익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문제는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이 아쉽다는데 있다. 그동안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은 해외주식 투자에 비해 뒤떨어졌다. 실제 1988년부터 작년까지 국민연금공단의 누적 운용수익률을 살펴봐도 해외주식 수익률은 11.04%, 국내주식 수익률은 6.53%를 나타냈다. 올 1분기 역시 국내 주식 수익률은 5.53%로 해외주식 수익률(13.45%)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다른 이유는 앞으로 발생할 자산매각에 대한 대비다. 기금 성장세가 주춤해지게 되면 결국 보유자산을 매각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국내 증시가 휘청거릴 가능성이 높다. 미리 국내 주식 비중을 줄여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국민연금의 이번 선택이 개인투자자의 국내 증시 탈출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 국내 증시의 부진한 수익률이 더욱 도드라져 보일 수 있고, 장기적인 수급에도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코스피의 경우 금리인하 기대감과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등 호재가 있었음에도 연초 대비 1분기 상승률은 3.44%에 그쳤다. 같은 기간 글로벌 주식시장 상승률은 달러 기준 8.32%, 원달러 환율 기준 4.55%에 달했다.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5월) 해외주식 보관금액은 1715억달러로 작년 상반기(1416억달러) 대비 21.3% 늘어났다.
시장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국내 주식 비중은 1~2%가 적절하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한 전문가는 “글로벌 마켓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2% 정도”라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 금융자산을 해외투자하는 것이 분산효과 측면에서도 더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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