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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소 늘리면 뭐하나”…툭하면 고장ㆍ결제 불편 먼저 해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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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3 사진기아
EV3 [사진=기아]

전기차 보급이 주춤한 가운데, 정부가 ‘전기차 충전 속도’만 문제점으로 진단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전기차 공용 충전시설 설치를 위한 환경부 보조금 예산을 지난해보다 대폭 늘렸지만, 전문가들은 충전소뿐만 아니라 전기차 유지 보수 및 결제 간소화 등 직접적 원인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환경부는 올해 3월 전기차 공용 충전시설 설치를 위한 환경부 보조금 예산을 작년보다 42% 늘린 3715억원으로 확정했다. 급속·완속 충전기 12만여기를 설치할 수 있는 규모다. 환경부는 올해 민간 설치까지 포함해 14만9000기 보급, 누적 45만기의 충전기 설치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실제 전기차 차주들은 충전기 부족 문제만큼이나 충전기의 자체적 문제도 함께 지적한다. 우선 공공시설의 충전기 유지 보수가 미진하다는 점이 다. 전기차 충전기가 있는 휴게소가 부족할 뿐만 아니라, 어렵게 찾아간 휴게소에서 충전기가 수리 중인 경우가 다반사라는 것이다. 정부가 양적 확대에 집중하느라 관리와 운영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로 전기차 충전서비스업체 소프트베리는 조사에 따르면, 응답 회원 1523명을 중 31%가 ‘빈번한 충전기 고장’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단순히 충전기 양을 늘리는 것이 아닌 유지 관리와 보수에 정책에 수정이 필요한 것이다.

결제 불편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환경부가 진행하는 서비스 ‘이음’은 현재 한 장의 카드로 여러 곳에서 충전이 가능한 ‘앱 지갑’형태의 실물카드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전기차 충전업체들이 간편결제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와 대비된다. 테슬라의 급속충전시스템 ‘수퍼차저’와 같이 결제과정이 간소화돼 있고 사용이 편리한 시스템에 비해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전기차 충전업계 관계자는 “사용자의 편의성이 경쟁력이 되고 있어 QR코드를 활용하거나 애플리케이션에 결제수단을 등록하는 방법이 추세”라며 “실물카드는 과거 제조사에서 설치한 경우에 따라 필요한 충전소가 있지만 요즘 업체들은 여러개의 실물카드를 들고 다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간편결제쪽으로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충전소 양을 늘릴 것이 아니라 질적인 확대도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가장 최악이다. 대부분 충전기가 지하 주차장 등 지하에 위치해 있어 화재 등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며 “단순히 양을 늘리는 데 집중할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원인을 파악해 발 빠른 해결 방안을 정부가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될 때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3월)에만 미국내에 약 600개의 공공 전기차 급속 충전소가 신설돼 지난해 말 대비 7.6%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 신설된 EV 충전소를 포함하면 현재 미국 전역에는 약 8200개의 급속 전기차 충전소가 가동되고 있다. 이는 15곳의 충전소 중 1곳에서 급속 EV 충전소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중 약 4분의 1은 테슬라 충전소다.

블룸버그NEF는 2030년까지 전 세계 공공 충전소들의 연간 수익이 1270억 달러(175조 4632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며, 테슬라는 이 중 74억 달러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충전기 문제가 해결될 때 판매량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주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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