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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사들이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메탄올 추진 선박을 올해 단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이 전 세계 발주 물량을 싹쓸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환경 선박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중국에 밀려 기술 역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전 세계에서 발주된 38척의 메탄올 추진 선박 가운데 36척을 중국 조선사가 휩쓸었다. 컨테이너선·자동차운반선·벌크선 등 모든 선종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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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한국 조선사들은 올해는 물론 지난해 8월 이후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7월 1만 6000TEU(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 수주를 한 것이 마지막이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HD한국조선해양이 글로벌 메탄올 추진 선박의 수주 절반 이상을 책임지는 등 국내 조선사들이 관련 수주에 적극적이었던 것과는 딴판이다.
조선사들은 최근 한국의 메탄올 추진선 계약이 부진한 이유가 3~4년 치 일감이 쌓인 상황에서 ‘도크의 효율화’를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한다. 친환경 연료를 엔진으로 한 선박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고 컨테이너선 비중이 적은 액화천연가스(LNG)·암모니아 추진선에 집중한 결과라는 의미다.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의 경우 선체가 300m 이상으로 타 선종 대비 도크를 많이 차지한다. 여기에 메탄올 엔진의 기술장벽이 다른 친환경 연료 엔진보다 낮아 중국이 가격을 무기로 수주에 나서는 상황에서 무리한 경쟁을 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LNG 이후 미래 연료 선박 시장에서 메탄올이 가장 주목받고 있는 만큼 자칫하면 추후 선박 시장 전체에서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 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메탄올 추진선 신규 발주는 2021년(9.5%)·2022년(20.4%)만 해도 LNG 추진선 대비 턱없이 부족했지만 지난해는 80% 수준까지 올랐다. 올해(5월까지)는 LNG 추진선(40척)과 신규 계약 척수가 거의 같다. 노르웨이선급(DNV)에 따르면 현재 운항 중인 메탄올 추진선은 35척이지만 2028년에는 300척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메탄올은 상온과 일반적인 대기압에서도 저장 및 이송이 쉬워 선주들로부터 인기가 높아지는 중”이라며 “중국 조선사의 ‘독점’이 계속되며 수주 경험이 지속해 쌓일 경우 한국의 친환경 선박 기술력마저 따라잡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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