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원대 대어로 주목받던 게임사 시프트업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미뤄졌다. 최근 게임 업계에 이어진 불황 이슈에 한 게임에 대한 매출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더해진 영향이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프트업의 기관 투자자대상 수요예측이 27일로 연기됐다. 금융감독원의 기재사항 추가·보완을 위한 정정 요구가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 시프트업은 오는 13일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18~19일에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청약을 할 계획이었다. 전체적인 일정이 2주 뒤로 밀린 셈이다.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시프트업은 게임 이용자 이탈에 따른 매출 감소 위험 등을 담은 정정 증권신고서를 지난 4일 새로 공시했다. 특히 현재 흥행 중인 ‘승리의 여신: 니케’와 지난 4월 출시한 ‘스텔라 블레이드’가 이용자와 개발·서비스 인력의 급격한 이탈로 서비스가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명시했다. 중국 시장 진출도 현지의 게임 규제 정책 변화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알렸다. 금감원이 시프트업 매출 감소에 따른 투자자 위험 회피에 방점을 찍고 정정 요구를 했다는 방증이다.
시프트업은 2022년 11월 승리의 여신을 출시하며 지난해 글로벌 서브컬처모바일게임사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작 흥행과 함께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 종료에 따른 구조조정 등 비용효율화로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시프트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111억원으로 183억원이던 전년보다 500% 이상 급증했다. 다만 승리의 여신 매출 의존도가 높아 상황에 따라 큰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랐다. 이 게임 실적은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코로나19 종식과 글로벌 경쟁 구도 가열 등으로 게임산업이 성장 둔화기에 접어들었다”며 “(시프트업은) 매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시프트업 측은 스텔라 블레이드 흥행으로 ‘원게임 리스크’를 해소하고, 지식재산권(IP) 개발 역량과 모바일·콘솔 개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프트업 관계자는 “기존 IP 고도화와 신작 개발에 더욱 집중하겠다”며 “개발사다운 개발사를 지향하면서 성공하는 IP을 만드는 회사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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