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업체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을 놓고 중국 게임업체와 저작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은 국내 법이 아닌 중국 법을 기준으로 다시 재판하라고 판결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9일 액토즈소프트가 위메이드와 자회사 전기아이피를 상대로 낸 저작권 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등 사건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대한민국과 중국은 모두 베른협약 가입국”이라면서 “‘중국 회사가 원고(액토즈소프트) 측 중국 내 저작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피고(위메이드·전기아이피)가 교사 또는 방조하여 저작재산권을 침해하였다’는 원고 측 주장에 관해서는 중국 법률이 준거법이 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이 인용한 베른협약은 문학적·예술적 저작물 보호를 위한 국제법으로 ‘저작권에 대한 보호 범위와 구제 방법은 오로지 보호가 주장되는 국가의 법률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해당 법에서 보호가 주장되는 국가는 중국이므로 중국 법을 따르는 것이 맞다고 봤다.
또 대법원은 저작권 계약 중 위메이드가 미르의 전설 IP(Intellectual Property·지식재산권)를 전 세계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 부분은 구체적으로 어느 국가에서 저작권이 침해되고 있는지도 추가로 살펴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위메이드와 전기아이피는 액토즈소프트가 중국 업체와 맺은 소프트웨어 라이선싱 계약(SLA)을 연장한 것이 무효라며 소송을 낸 바 있는데 해당 사건은 지난 4월 25일 대법원에서 패소가 이미 확정됐다.
미르의 전설은 중국 무협물을 배경으로 한 대표적인 국내 1세대 온라인 게임으로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됐던 1990년대 후반∼2000년대 많은 인기를 끌었고 2편과 3편은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미르의 전설2, 미르의 전설3 저작권은 액토즈소프트와 위메이드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과거 액토즈소프트에서 미르의 전설2를 개발했던 박관호씨는 일정 지분을 나누는 것을 조건으로 회사를 나와 위메이드를 설립해 대표가 됐다.
하지만 두 회사는 미르의 전설을 둘러싸고 2000년대 초반부터 크고 작은 분쟁을 겪어왔다. 2003년 위메이드가 중국 회사 ‘광통’에 미르의 전설3 판매권을 독자적으로 부여하자 액토즈소프트가 가처분을 내며 반발했고, 이후 두 회사는 계약 형태에 따라 액토즈소프트가 수익 중 20∼30%를, 위메이드가 70∼80%를 가져가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2014∼2016년 미르의 전설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중국에서 흥행하자 양사 간 분쟁이 다시 시작됐다. 두 회사는 국제상공회의소 판정과 중국 최고인민법원 판결 등을 거친 끝에 지난해 8월 화해했지만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소송까지는 취하하지 않았다.
- 나락보관소, ‘밀양 성폭행 사건 피해자’ 사전 동의 안 구했나…”사실과 달라”
- 서울 아파트 가격 11주 연속 상승세…”관망세 유지하며 저가 매물부터 소진”
- 민주, 국힘에 “7일까지 원구성 협조”…’18개 상임위’ 독식 가능성도
- KT&G, 2030협의체로 선진 기업문화 정착
- 신상진 성남시장 “나라 위해 헌신한 순국선열 등 영전에 애도 표해”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