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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낳으라며 학교는 줄여” 지방정부·교육청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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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신도시와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아파트단지 등으로 자녀를 양육하는 젊은 세대의 유입이 늘면서 초등·중학생의 과밀학급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매일 등·하교에 1시간가량을 쓰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오는 11월 입주 예정인 ‘올림픽파크 포레온'(1만2032가구)의 단지 내 중학교 신설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비입주자들과 사업주체인 재건축 조합, 인·허가권자 서울시 사이에 대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단지로 일반분양만 4800가구에 달한다. 서울시와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로 학교 통·폐합이 이뤄지는 상황을 감안해 단지 내 중학교 신설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신도시나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학교 공급 문제는 수년간 주민 민원과 지자체 행정, 교육청의 예산 부족을 이유로 반복돼 왔다. 단순히 원도심의 학교 부족 문제가 아니라 학령인구가 많은 신도시·대단지 등과 수급 불균형이 원인으로, 교육부는 이 같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형 캠퍼스'(분교) 도입 방안을 내놨지만 급식·체육 인프라 취약성이 지적됐다.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은 저출생 문제 해결 방안으로 신혼부부·예비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시프트)2’ 대책을 내놨다. 자녀를 양육하는 가구에 20년 장기 거주와 넓은 평형으로 이주 등을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정작 교육 인프라에 대한 투자나 지원은 건설업체들과 지자체, 교육청이 서로 떠넘기는 형국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사진=뉴스1

중학생 1000명인데 학교 ‘0개’

서울시는 지난해 학교시설 결정방안 개선안의 시행을 발표, 단지 내 학교 공공공지 전환 정비계획으로 변경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공공공지는 용도를 정하지 않은 땅으로 향후 입주 과정에 용도를 정해 시설을 설립할 수 있다. 소유권은 서울시에 귀속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 예비입주자들이 중학교 신설 무산으로 반발하는 가운데 강동구는 서울시에 학령인구가 파악될 때까지 공공공지로의 전환을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강동구는 지난 5일 “입주가 완료되고 학령인구가 파악돼 주변 학교로 배치되는 학생들의 학습권이 보장될 때까지 학교용지의 공공공지 전환의 재검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에도 단지 내 중학교 설립 계획을 결정해줄 것을 요청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내 중학생 수는 약 1096명으로 예상된다. 예비입주자들은 전입 등이 발생함에 따라 학령인구가 최대 3000명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단지 내 초등학교는 2곳으로 학교별 48개 학급이 설립될 예정이다. 내년 3월 개교해 초등학생 2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올림픽파크포레온은 2006년 정비계획을 수립, 2014년 강동송파교육지원청과 학교용지 기부채납 협약을 체결했다. 단지 내 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중학교를 설립할 계획이었으나 2020년 교육부가 중앙투자심사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초등·중학교의 설립 ‘부적정’ 결정을 내려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강동구 관계자는 “학교 문제 해결을 위해 학생들의 과밀학급 해소를 포함한 학습권 보장과 안전한 교육환경 조성을 요청했다”며 “학교 설립 수요가 있음에도 학생들이 받는 학습 피해는 교육청뿐 아니라 서울시에도 책임이 있다”고 우려했다.

학교 지을 예산 아까운데 미래 납세자는 필요한 이중성

서울시의 시프트2 최초 공급 아파트가 올림픽파크 포레온으로 결정되면서 비판은 더욱 거세졌다. 시프트2는 신혼부부·예비부부가 주거안정을 통해 자녀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오 시장의 역점 프로젝트다.

하지만 학교 부족 사태로 인해 교육 예산은 부족해도 자녀를 낳아 미래의 납세자로 키우겠다는 모순적인 정책으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신도시와 신축 아파트에는 교육 인프라를 기대한 젊은 세대의 유입이 예상돼 정책의 이중성이라는 논란은 더욱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둔촌주공 재건축조합도 지난 4일 “학교용지의 공공공지 변경계획을 철회해달라”고 밝혔다. 조합은 “단지 내 학교부지 1만6124.9㎡에 도시형 캠퍼스 한산중 분교의 설치를 추진 중임에도 서울시장 직권으로 학교용지를 공공공지로 변경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 수요와 교육의 백년대계를 무시한 잘못된 행정”이라고 맹비판했다.

‘학교용지 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조합은 학교용지를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 기부채납하기로 합의했다. 조합 측은 만약 학교용지 확보가 안 되면 일반분양 대금의 일부를 학교용지 부담금으로 부과당할 수 있게 됐다.

머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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