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아프리카 인프라 포럼 개최, 양국 협력 관계 초석
박상우 “아프리카와 한국 성장 경험 공유할 때”
건설업계 “인프라 건설 필요한 시점이지만…아프리카 재정 부족이 발목”
해외건설 저변을 넓히기 위한 무대로 정부가 아프리카를 정조준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성장 잠재력, 미래 가능성과 함께 우리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한국의 경험을 결합하겠다는 취지다.
부족한 재원 문제와 변동성 높은 현지 상황 등이 아프리카 진출 확대에 앞선 해결 과제로 꼽힌다.
지난 5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아프리카 인프라 포럼’이 개최됐다. 케냐, 가나, 르완다, 우간다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추진할 인프라 사업에 국내 기업 진출의 초석을 다지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포럼에 참석해 “아프리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경제 성장률과 인구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기회의 땅”이라며 “아프리카 국가들과 한국의 성장 경험을 공유하면서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새로운 길을 함께 개척해 나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가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경우는 드물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1~4월 누적 해외 수주 실적 금액 132억615만 달러에서 아프리카 대륙이 차지하는 비중은 0.8%(1억343만 달러)에 불과했다.
지난해 전체 수주액 333억1400만 달러 중에서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수주액은 3.6%(12억700만 달러) 수준이었다.
다만 아프리카가 도로, 철도 등 신규 인프라 개발과 신도시 개발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으려는 건설사들에겐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시되고 있다. 이에 정부도 아프리카 건설 시장 진출을 위한 포문을 열고자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건설업계에서는 아프리가 진출이 녹록치 않다고 보고 있다. 특히 재원 조달이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히는 데다가 건설시장 성장 전망도 제한적이어서다. 해외건설협회가 올해 1분기 수주실적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아프리카 건설시장 성장예상치는 –1.4%다.
이날 포럼에서 사미아 술루후 하산 탄자니아 대통령도 “아프리카가 인프라 개발을 위해 큰 투자를 하고 있지만 매년 자금 조달 부족분이 600억 달러 수준”이라며 “당면 과제는 일단 민간 부문 재원 조달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사업의 지속가능성과 생산성 저하, 경제 개발 부진도 장애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이 공공 인프라 투자와 건설, 유지, 보수 등을 맡되 운영을 통한 수익을 얻고 정부는 세금 감면과 일부 재정 지원을 하는 PPP(민관합작투자사업) 형태를 예로 들며 “한국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싶다”고 강조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잠재력이 무한한 아프리카는 현재 도로나, 철도 등 교통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지만, 재정이 그만큼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며 “중동이나 동남아시아는 재정이 탄탄한 국가가 많아 그만큼 발주가 많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건설 분야 프로젝트가 추진되기 위해서는 공적자금이 활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도 “아프리카가 미지의 나라라는 점도 진입하기 어려운 요소 중 하나다. 현지 문화뿐 아니라 노무, 세무, 법무, 물류, 통관에 대한 노하우도 부족하다”며 “인프라 사업의 경우 장기 사업인데, 그만큼 감수해야 하는 리스크도 더 크다. 현지의 정치·경제적인 상황의 변동성을 예측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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