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이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3개월 정도 앞두고 공격적으로 인력을 충원하고 있습니다. 산하에 있던 증권사를 판 지 10년 만에 다시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핵심 인력을 모으고 있는 건데요.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연봉의 1.5배를 준다는 말이 돌 정도”라며 우리금융이 인력 영입에 있어 굉장히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우리금융은 지난 5월 우리종합금융(우리종금)과 포스증권의 합병을 발표했습니다. 10년 안에 국내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그러나 우리금융이 발표한 청사진에 비해 합병 증권사의 규모는 너무 작았습니다. 합병 증권사의 총자산은 6조6000억원, 총자본 1조20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자기자본 기준 증권사 순위도 18위에 그쳤습니다. 증권업계에서는 “예상보다 작은 규모로 시작해서 초기 경쟁력은 크지 않을 것이다”라는 평가가 주를 이뤘습니다.
우리금융은 규모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대신 ‘맨 파워’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2014년 농협금융그룹에 우리투자증권을 매각하기 전까지 금융투자업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했던 만큼 인력의 경쟁력이 증권사의 성장에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은 임원급 인력 세팅을 마무리 짓고 팀원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과거 대우증권 출신을 중심으로 헤드급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라며 “기존 연봉의 1.5배를 부른다는 이야기가 있을 만큼 핵심 인력 충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라고 귀띔했습니다. 우리투자증권 대표로 유력하게 점쳐지는 남기천 우리종금 대표와 양완규 우리종금 IB총괄 부사장, 박현주 우리종금 CM본부장 등이 모두 대우증권 출신입니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에서 제시하는 조건이 좋아서 직원들의 관심이 높다”라며 “증권사 직원들이 모인 직장인 커뮤니티에서도 우리투자증권의 처우에 대한 문의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우리금융이 공격적인 인력 영입에 나서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제시한 10년 내 초대형 IB가 가능할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증권업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가 ‘사람’인 만큼 역량 높은 임직원에 금융지주 특유의 자본력 등이 더해지면 초대형 IB로의 도약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전망입니다. 새로운 증권사가 우리종금의 ‘발행어음업’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초대형 IB라는 목표의 달성 가능성을 키우는 부분입니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증권사 중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만 발행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소매금융 기반마저 제대로 갖추지 못한 우리투자증권이 초대형 IB 사이에서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보내기도 합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역량 높은 인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지언정 자금운용 능력이 떨어져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초기 규모가 너무 작은 만큼 우리투자증권이 출범 이후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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