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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브리핑] 앤디 김, 美민주 경선서 승리…韓 최초 상원의원에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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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뉴스1) 김현 특파원 = 미국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한 앤디 김(민주·뉴저지) 연방 하원의원이 4일(현지시간) 치러진 뉴저지주(州)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면서 한국계 최초에 상원의원직에 오르기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다.

그러나 민주당 출신 현직인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이 오는 11월 본선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상원의원직을 거머쥐기까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5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기준 90%가 개표된 상황에서 김 의원은 75.0%(35만8888표)를 득표해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기록하며 민주당 후보에 당선됐다.

경쟁 후보였던 노동운동 지도자 파트리샤 캄포스-메디나 후보와 시민단체 활동가 로런스 햄 후보는 각각 16.0%, 9.0%를 얻는 데 그치고 있다.

AP통신은 전날 오후 8시 투표가 마감된 후 수 분 만에 김 의원의 승리를 선언했다.

NYT는 김 의원의 민주당 후보 당선을 전하면서 “이번 승리로 김 의원은 뉴저지의 차기 상원의원이 될 유력한 후보가 됐다”고 평가했다.

◇’언더독’이었던 앤디 김, 풀뿌리 돌풍으로 민주당 후보직 거머쥐어

김 의원이 지난해 이번 경선에 도전장을 던졌을 때만 해도 승리 확률이 적은 ‘언더독(Underdog)’으로 평가받았다.

그는 지난해 9월 현역인 밥 메넨데스 의원이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되자, 다음 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격적으로 상원의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출마 과정에 지역 민주당 지도부에 전화 한 통 돌리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선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마저 나왔다.

그간 경선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카운티 라인’ 등 뉴저지주의 독특한 경선 시스템으로 인해 지역 당 지도부 및 정치권에 ‘출마 신고’를 먼저 하고 그들의 지지를 구하는 게 선거 관례였기 때문이다.

일명 ‘카운티 라인’은 투표용지에 후보들을 표기할 때 지역 정치권이 지지한 후보는 가장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하고, 그렇지 않은 후보는 투표용지에서 잘 보이지 않는, 이른바 ‘시베리아 지역’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같은 방식은 지역 당 지도부 및 정치권의 눈 밖에 날 경우 해당 후보의 경선 통과가 사실상 어려울 수밖에 없는 지역 정치권의 기득권을 지키는 무기로 활용돼 왔다.

여기에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의 부인인 태미 머피가 경선에 뛰어들면서 김 의원의 경선 레이스를 더욱 암울하게 했다. 실제 경선 초기 머피 후보는 지역별 당 지도부의 지지를 대거 얻어내면서 김 의원의 유력한 경쟁 후보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같은 도전은 “부드러운 화법”(폴리티코)을 가진 김 의원의 ‘승부사 기질’을 발동시켰다. 김 의원은 이미 백인이 압도적인 많은 인구 구성을 가진 자신의 지역구에서 3선 고지에 오를 정도로 뚝심을 가진 인물이었다.

김 의원은 기득권 세력인 지역 정치권 지도부보단 풀뿌리 당원 및 유권자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김 의원은 또 카운티라인 투표용지가 비민주적이고 헌법정신에 반한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연방 법원은 김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김 의원의 이같은 일련의 승리는 “풀뿌리 민주주의 돌풍”으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았고, 풀뿌리 당원들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지지율이 상승세를 탔다.

김 의원과 달리 주지사 남편의 후광을 등에 업고 경선 레이스를 펼쳤던 머피 후보는 민심을 얻는 데엔 실패했고, 지지율 정체로 어려움을 겪다 끝내 지난 3월 후보직을 사퇴했다.

풀뿌리 민심에 기댄 언더독 후보가 기득권을 상징하는 후보를 이겨낸 것이다.

이같은 우여곡절 속에 김 의원은 경선을 통해 민주당 후보직을 거머쥐게 됐다.

김 의원은 프린스턴의 한 과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저는 결과에 겸손해진다”면서 “이것은 매우 도전적이고 어려운 경선이었다. 매우 극적이었으며, 솔직히 뉴저지 정치를 영원히 바꿔놓은 경선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또 성명을 통해 “오늘 우리의 승리는 부패에 맞서 동원되고 뉴저지의 조직 정치에 맞섰던 사람들이 이끈 운동의 놀라운 승리”라며 “뉴저지는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고, 저는 변화를 위한 우리의 움직임을 상원으로 가져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한국계 이민 2세에서 3선 연방 하원의원까지…아메리칸 드림의 상징

41세인 김 의원은 이민 2세로, 자신의 현 지역구인 뉴저지주 남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는 유전공학 박사인 김정한 하이네만 의과 대학 교수와 장재순 씨의 1남 1녀 중 막내로 뉴저지 체리힐 이스트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다.

그는 소수 정예 교육기관인 캘리포니아주 딥스프링스 칼리지를 거쳐 시카고대를 졸업한 뒤 로즈 장학생으로 선발돼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국제관계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9년 9월 이라크 전문가로 미 국무부에 입성했고, 2011년엔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의 전략 참모를 지냈다.

2013년부터 2015년 2월까지 국방부 및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각각 이라크 담당 보좌관을 역임하면서 수니파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힘을 보탰다.

그는 2018년 11월 중간선거 당시 뉴저지주 3지구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시 공화당 현역 의원이었던 톰 맥아더에 신승을 거두며 뉴저지주 첫 아시아계 연방 하원의원이 됐다. 이후 2022년까지 두 차례 선거에 잇따라 승리하면서 3선 고지에 올랐다.

김 의원의 이같은 성공은 사실상 ‘아메리칸드림’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김 의원이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은 사건은 2021년 1·6 미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였다.

김 의원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일으킨 1·6 사태 당시 폭도들이 물러난 연방 의회 건물에서 혼자 묵묵히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그러다 이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고, 이는 그의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는 결정적 장면이 됐다.

◇한국계 최초 상원의원까진 넘어야 할 산 남아…민주당 표 분산 우려

김 의원이 한국계 최초 미 연방 상원의원에 당선되기까진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일단 1972년 이후 52년간 치러진 뉴저지주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계속 당선돼 왔던 만큼 김 의원이 본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그러나 이번 상원의원 선거가 조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간 리턴 매치로 치러지는 대선과 맞물려 진행된다는 점에서 커티스 바쇼 공화당 후보와의 박빙의 선거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2006년 이후 20년 가까이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메넨데스 의원이 11월 본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 표를 잠식할 것으로 예상돼 이번 본선에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NYT는 뉴저지 유권자들은 반세기가 넘도록 공화당원을 상원에 한 명도 보내지 않았지만, “유명한 무소속 후보인 메넨데스가 실제로 투표용지에 등장해 (민주당) 표가 분열될 가능성이 있다면 공화당원들의 투표가 더 의미 있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래선지 김 의원도 메넨데스 의원 등에 대한 견제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그는 성명에서 “우리의 노력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뉴저지는 메넨데스와 트럼프의 혼돈과 부패로 갈 것인지, 아니면 힘겹게 살아가는 가정들을 위해 일하는 정치로 갈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머니s
content@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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