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 북아일랜드에서 난민 출신의 흑인 여성과 성 소수자 시장이 잇따라 선출되면서 다양한 사회 구성원을 수용하는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BBC 방송과 벨파스트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아프리카 케냐에서 난민 신분으로 영국에 도착해 지역 사회에 뿌리를 내린 릴리안 세노이 바르가 북아일랜드 최초의 흑인 여성 시장으로 취임했다.
북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SDLP) 소속인 세노이 바르는 지난 5일 저녁 런던데리 길드홀에서 열린 시의회 연례 총회에서 전임자인 패트리샤 로그가 넘겨주는 시장직을 수락했다. 로그는 아일랜드계 정당인 신 페인(Sinn Fein) 소속이었다.
세노이 바르는 “임기 동안 단결, 성장, 공공선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빈곤 퇴치, 투자 유치, 청년층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양질의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케냐 마사이족 출신인 세노이 바르는 14년 전 자폐증이 있는 아들을 데리고 영국에 도착해 난민 지위를 취득했다. 북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SDLP)의 공천을 받아 2021년부터 포일사이드 와드 선거구에서 시의원으로 활동했고 2023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해 의원직을 유지했다.
세노이 바르가 시장으로 선출됐다는 발표 이후에 그는 인종차별적 모욕과 살해 협박을 받기도 했고 선출 과정에 불만을 제기한 동료 당원 2명은 사퇴를 선언했다.
세노이 바르는 케냐에서 대학에 다니는 동안 여성에게 강요되는 조혼과 할례 문화 철폐를 위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영국으로 이주한 뒤에는 난민으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2012년 이주민과 망명 신청자, 소수 민족을 지원하는 자선단체인 노스웨스트 이민자포럼을 설립했다.
같은 날 북아일랜드 수도인 벨파스트에서는 최초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시장이 탄생했다.
미키 머레이 시의원은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동맹당(Alliance) 소속으로 신페인 정당의 라이언 머피 뒤를 이어 시장직을 수행하게 됐다. 머레이는 벨파스트에 있는 10개 선거구 가운데 남서쪽에 있는 발모랄 지역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 2022년 5월부터 의정 활동을 해왔다.
머레이 시장은 “벨파스트 최초의 공개 게이 시장으로서 벨파스트가 모두가 환영받고 포용 받는 도시가 되길 바란다”며 “더 포용적이고, 다양하고, 친절한 도시는 모두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위대한 도시를 대표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라며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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