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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미국)=비즈니스포스트] “401(k)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는 ‘매칭’입니다.”
영화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미국 뉴욕 그랜드센트럴 역 근처 뉴욕생명투자운용(NYLIM) 산하 금융사 아포짐캐피탈 사무실에서 만난 개리 드로스코스키 비즈니스개발 수석이사는 미국 퇴직연금 제도에서 매칭의 영향력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매칭이란 근로자가 퇴직연금 계좌에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이에 맞춰 회사에서도 일정 비율의 금액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주는 것이다.
매칭은 개인형퇴직연금인 IRA에도 적용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미국의 대표 확정기여형(DC)인 401(k)에 적용되고 있어 401(k)의 특징으로 여겨진다.
예를 들어 근로자가 자신의 연봉에서 5%를 401(k)에 납입했고 해당 회사가 최대 연봉의 4%까지, 납입금액의 100%를 매칭해주기로 약속했다면 4%에 해당하는 금액을 받을 수 있다.
한국의 퇴직연금이 회사에서 정해진 금액을 의무적으로 적립하는 것과 달리 미국 퇴직연금은 가입자가 본인의 납입금액을 설정하는 것은 물론 회사도 매칭 제공여부와 비율을 정할 수 있다.
미국 퇴직연금에서 매칭이 특히 중요한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다.
적립 의무가 없다는 것은 근로자의 퇴직연금 적립 동기를 낮추는데 매칭 시스템이 근로자에게 퇴직연금을 많이 적립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법적으로는 근로자 납입 여부와 무관하게 회사가 일정 금액을 접립해 줄 수 있지만 매칭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실제로는 근로자가 납입을 해야 회사도 이에 맞춰 퇴직연금을 쌓아주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결국 노후자산 형성이라는 관점에서는 매칭 시스템은 전체 퇴직연금 규모를 키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개리 이사는 “퇴직연금에서 매칭 기여분(회사가 매칭으로 적립해주는 금액)은 정말 중요하다”며 “근로자 스스로 부족할 수 있는 노후자금을 회사의 매칭 기여분으로 마련할 수 있어 노후자산 형성에 정말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개리 이사에 따르면 보통 회사에서 제공하는 매칭은 근로자 연봉의 3~5% 수준이다. 매칭 비율이 높은 곳은 10%를 주기도 한다.
개리 이사는 “젊은 사람들은 평생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 퇴직연금에 가입하지 않을 유인이 높은데 매칭 시스템은 이들의 이탈도 막아준다”고 말했다.
개리 이사는 매칭 시스템 외에도 미국 정부차원에서 근로자들의 충분한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다방면에서 제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선 미국 국세청(IRS)은 매년 401(k)에 적립할 수 있는 금액한도를 정하는데 노후에 필요한 금액이 점차 커지는 만큼 이 한도도 늘고 있다. 적립 한도는 지난해 2만2500달러에서 올해 2만3천 달러로 올랐다.
‘캐치업(catch-up)’도 주요 제도로 꼽혔다. 캐치업은 50세 이상이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는 퇴직연금 적립한도를 추가로 제공하는 것이다. 2024년 기준 추가 한도는 7500달러다.
사회초년생일 때 적립한 금액이 노후준비를 위해 충분하지 않을 때에 대비해 은퇴 직전 더 많은 자금을 적립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개리 이사는 노후생활과 은퇴자금 마련에 대한 고민이 한국과 미국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고 바라봤다.
미국에서도 젊은 세대는 노후자금을 모으는 것보다 현재를 즐기는 것에 관심이 많은 것은 물론 자녀 학자금이나 집값이 노후자금 형성에 큰 방해요소라는 것까지 말이다.
개리 이사는 뉴욕생명을 모기업으로 하는 뉴욕생명투자운용에서 여러 부서가 자본을 조달하는 것을 돕고 관계사들에 자산운용 전략을 제공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주연금이나 연금자산을 보유한 보험사 등과 함께 일한다.
뉴욕생명은 1845년 설립돼 175년의 역사를 지닌 미국의 대형 보험사다. 긴 역사 만큼 장기적 관점의 투자운용 철학을 바탕으로 퇴직연금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금융사로 평가된다. 조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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