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1) 조아현 통신원 = 영국이 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봄까지 기상 측정이래 가장 습한 날씨를 겪은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평균 기온도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시간) 영국 기상청에 따르면 영국의 5월 평균 기온은 13.1도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8년 같은 달 기준보다 1도 오른 것이고 1884년 이후로 가장 따뜻한 5월이었다.
특히 스코틀랜드도 지난 5월 한 달 평균 기온이 12.3도까지 오르면서 2018년 이전 5월 평균 기온보다 1.6도나 증가한 것으로 측정됐다.
영국 기상청은 5월의 높은 평균 기온은 영국 북부의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고 밤 기온도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영국은 올해 3월과 4월, 5월로 봄 전체로 기간을 확장하더라도 평균 기온이 9.37도로 역대 가장 따뜻한 날씨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7년에 세운 기록인 봄철 평균기온 9.12도를 경신한 것이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도 봄철 평균 기온이 이례적으로 올라갔다. 잉글랜드 평균 기온은 10.21도로 2017년의 10.1도를 넘어섰고 스코틀랜드는 7.97도로 2014년에 세운 최고 기온 기록인 7.69도를 깨뜨렸다.
기상청은 영국의 기후가 최근 수십 년동안 20세기보다 더 따뜻하고, 습하고, 햇볕이 적게 드는 기후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러한 기후 변화가 자연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짚었다.
영국의 올해 봄철은 기상 측정 이래 6번째로 축축한 봄이었다.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동안 전국에 평균 301.7mm의 비가 내렸는데 이는 평년보다 32% 더 높은 강수량이다.
기록상 가장 습했던 봄은 1979년으로 당시 평균 327mm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 대변인은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많은 사람이 그렇게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잠정적 수치에 따르면 영국의 올해 5월은 1884년 이래로 가장 따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5월의 영국 평균 최저 기온이 이전 기록보다 1.2도나 높아진 것은 밤 기온의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국적 기후변화 연구 단체인 WW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에는 지난 2023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6개월 동안 12개가 넘는 폭풍우가 들이닥쳤다. 같은 기간 동안 강수량은 평년보다 25% 증가한 것으로 관측됐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비슷한 수준의 강수량이 적어도 4배 이상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다.
영국 농업·원예개발위원회(AHDB)가 작성한 올해 4월 경작 작물 보고서에 따르면 양호 평가를 받은 밀 수확량은 불과 34%로 2023년 4월(88%)과 비교해 절반 이상으로 떨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폭우로 잉글랜드 중부 지역과 북동 지역에서 최악의 작황 피해를 겪었다.
조지아 휘태커 그린피스 영국지부 기후 운동가는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는 가장 더운 연도를 경험하고 있고 영국은 가장 습한 지난 18개월의 기록에 이어 우리는 가장 더운 봄을 맞이하고 있다”며 “기후 변화가 계속 악화하고 우려가 커지는 동안 정부는 거의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정부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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