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해운운임이 치솟고 있다.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가 2022년 이후 19개월만에 다시 3000포인트를 넘어서면서다. 글로벌 공급 차질이 이어지는데 중국발 물량 밀어내기로 수요는 늘고 있는 탓이다. 극성수기로 불리는 3분기를 앞두고 HMM 등 해운사들은 반짝 수익성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국내 수출기업들은 운임 상승에 더해 물량을 실을 수 있는 선복 자체가 부족해지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국적선사인 HMM은 이에 따라 선복량 일부를 수출 중소기업에 우선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설 전망이다.
5일 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한국형 컨테이너 종합운임지수는 지난 3일 기준으로 3743포인트로 전주 대비 11.7%가 상승했다. 지난달 20일 3000대를 넘어선 지수는 지속적으로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운임이 상승하며 한국발 운임 상승 폭도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기준 SCFI는 3044.77포인트를 기록, 2022년 8월 이후 19개월만에 다시 3000포인트를 넘어섰다.
보통 글로벌 해운사들은 중국 항구들을 돌아 우리 부산항 등을 들러 미국으로 향한다. 최근 중국에서 수출 물량을 대거 밀어내기 위해 운임을 높게 부르면서 한국발 운임은 더 치솟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수출 물량을 쏟아내는 이유는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비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는 중국산 전기차와 반도체, 태양광 패널 등에 대해 오는 8월부터 관세를 100%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글로벌 선사들은 중국에서 컨테이너를 다 채우고, 부산항을 경유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현재 유럽향 항로는 홍해 수에즈 운하가 막혀 희망봉을 우회하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운임을 밀어올리고 있다.
이른 성수기에 해운업계는 반짝 호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HMM은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지난 1분기에도 운임 상승으로 4000억원대 순익을 낸 터라, 코로나19 팬데믹 특수가 끝나 정상화됐던 지난해의 영업이익 5648억원을 반기만에 훌쩍 넘기는 것이다.
HMM은 국적 선사인 만큼 일부 선복을 국내 중소 수출기업에게 할당하는 등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단기계약을 주로 이용하는 중소기업들은 최근 운임이 급등하면서 물류비 상승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HMM은 최근 한국무역협회와 협약을 맺고 중소기업 해상 운송지원을 위해 매주 1000TEU 규모의 선복을 미주·유럽 노선에 제공하기로 한 바 있다.
HMM 관계자는 “중국발 밀어내기 물량이 많아지고 있지만 한국 물량을 유지하면서 항로를 운영하는 중”이라며 “중소화주를 위한 선복 제공 등의 지원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