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대규모 석유·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부 발표 이후 한국가스공사 시가총액이 1조원 넘게 불어났다. 덕분에 한국가스공사는 2021년 5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빠진 지 3년여 만에 다시 편입할 수 있는 요건을 일부 갖췄다. 다만 다음 지수 구성 종목 변경 시점까지 현재 주가 수준 이상을 유지해야 하는 등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게 중론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가스공사 주식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가 전날보다 10.91%(4300원) 올랐다.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동해 심해 석유·가스 매장 가능성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물리탐사 분석을 담당한 미국 액트지오(Act-Geo)의 비토르 아브레우(Vitor Abreu) 대표가 방한하면서 3거래일째 주가가 강세를 이어갔다.
한국가스공사 시가총액도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 2조7510억원에서 이날 4조340억원까지 1조2830억원가량 늘었다. 한국가스공사 시가총액이 종가 기준 4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MSCI 지수 편입 조건 중 시가총액 기준은 일단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MSCI 지수에 들어가면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낙관하긴 이르다. 실제 거래가 가능한 주식 비중(유동주식비율)을 고려한 한국가스공사의 유동시가총액은 1조4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MSCI 지수 내 한국 기업 중 유동시가총액이 가장 낮은 KT의 유동시가총액(1조1300억원)을 웃돌긴 하지만 안정권으로 여겨지는 1조5000억원에는 못 미친다.
더 큰 문제는 MSCI 지수 구성 종목을 조정하는 정기 리뷰까지 기간이 많이 남았다는 점이다. MSCI는 1년에 4차례(2월, 5월, 8월, 11월) 정기 리뷰를 진행, 지수 편출·입 종목을 발표한다. 이때 전월 마지막 10거래일 중 하루의 시가총액을 무작위로 선정해 기준으로 잡는다. 가장 가까운 오는 8월 정기 리뷰 때 한국가스공사가 MSCI 지수에 편입하려면 최소 7월 18일부터 최대 31일까지 현재 주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측면에서 한국가스공사가 MSCI 지수에 새로 편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온 것은 맞지만, 아직 정기 리뷰까지 한달 반가량 남아 있다”며 “MSCI 지수 편입에 따른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엔 이르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한국가스공사를 비롯한 동해 심해 석유·가스 테마주(株)들의 주가가 과열 상태라는 평가도 계속 나오고 있다. 성종화 LS증권 연구원은 “(탐사 시추) 성공 확률, 생산까지 걸리는 기간, 개발·생산비에 따른 경제성, 수혜 연관성 등을 고려하면 주가 급등 수준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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