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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넘보는 증권사 ISA…특판 경쟁도 ‘치열’

데일리임팩트 조회수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데일리임팩트 최태호 기자] 증권사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투자금액이 은행 투자금액을 넘보고 있다. 국내주식, 채권 등 선택 폭이 넓은 중개형 ISA를 중심으로 몇 년간 큰 폭으로 성장한 것. 주요 증권사들도 최근 ISA계좌 전용 특판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5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 4월말 기준 증권사 ISA의 투자금액은 13조810억원으로 은행 투자금액 13조7534억원에 근접했다.

가입자 숫자로 보면 이미 은행을 따라잡았다. 지난 2021년 4월말만 하더라도 증권사 ISA 가입자수는 68만명으로 은행 125만명의 절반 수준이었으나 3년 사이 434만명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은 가입자가 90만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ISA는 예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관리하는 통합계좌로 지난 2016년 처음 도입됐다. 최대 소득의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제공되고 한도 초과 시에도 9.9%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된다. 1년에 2000만원씩 최대 1억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금융사에 운용을 위탁하는 일임형 △예금성 상품에 직접 투자가 가능한 신탁형 △채권과 국내상장 주식 투자가 가능한 중개형으로 나뉜다. 신탁형과 일임형의 경우 은행에서도 가입이 가능하지만 중개형 상품은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어 은행 ISA의 자금이 증권사 ISA로 이동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중개형 ISA는 다른 유형들과 달리 국내주식의 매매가 가능하다”며 “특히 지난해부터는 국내채권 매매도 가능해지면서 증권사 ISA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 분석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도 “신탁형 ISA도 ETF 투자는 가능하지만 규제로 중개형에 비해 선택이 자유롭지 않은 편”이라며 “은행에 비해 증권사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도 선택의 폭이 더 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도별 ISA 유형별 가입자수 현황 / 사진=금융투자협회
연도별 ISA 유형별 가입자수 현황 / 사진=금융투자협회

실제로 증권사 ISA는 중개형이, 은행 ISA는 신탁형이 주를 이루고 있다. 편입자산을 기준으로 보면 증권사 ISA 중 중개형은 12조6451억원으로 96.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은행 ISA는 신탁형이 12조6541억원으로 비중 92.6%를 차지하고 있고, 이중 예적금(96.4%)이 가장 많았다.

특히 은행 ISA 전용 예금상품은 다른 예금상품에 비해 금리가 낮아 투자매력이 떨어지는 편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12개월 만기 기준 5대 시중은행(NH농협·우리·신한·하나·KB)의 예금상품금리는 최고 3.5~3.9%이다. 반면 ISA전용 예금금리는 3.2~3.29%에 머물렀다. 은행별로 금리차이를 비교하면 △NH농협 0.63%p(포인트) △우리 0.26%p △신한 0.3%p △하나 0.26%p △KB 0.26%p씩 ISA전용 예금의 금리가 낮았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ISA 전용 예금상품은 타사 ISA로도 가입할 수도 있어 우대금리가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다”고 설명했다.

ISA 가입자와 투자자금이 늘어나며 주요 증권사도 고객 유치를 위해 최근 비슷한 혜택을 제공하는 특판 상품을 내놓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3일 자사 ISA 가입고객을 대상으로 연5% 수익률을 제공하는 특판RP(환매조건부 매매)를 출시했고, 지난 4월에는 연 7%의 특판 ELB(주가연계사채)를 모집했다. KB증권도 지난 3일 선착순으로 가입이 가능한 연 5%의 특판 RP를 내놨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30일 중개형 ISA 보유 고객 대상 연 5% 특판 ELB를 완판하고 같은 조건의 상품을 지난 3일부터 추가로 판매해 완판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4월 연 5% 특판 RP를 선착순으로 판매했다.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ISA가 아직까지 증권사의 전체 영업이익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하지만 최근 규모가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한 증권사의 ISA를 가입하면 만기 이후 다른 증권사에 가입할 확률도 적다보니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ISA의 만기가 3년이고 1인1계좌 개설이 원칙이라는 점도 경쟁을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지난 1월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주제로 민생토론회가 진행됐다. / 사진=대통령실
지난 1월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 주제로 민생토론회가 진행됐다. / 사진=대통령실

올해 정부가 ISA 혜택을 늘린다고 발표해 향후 ISA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민생토론회에서 △ISA 비과세 혜택 4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 △납입한도 연간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대 △국내주식 및 펀드에 투자하는 국내투자형 ISA 별도 신설 등을 발표했다. 다만 해당 안들은 관련 세법의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안이 그대로 추진된다면 ISA 고객 저변을 크게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개정까지 이어지지 않은 해당 발표만으로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데일리임팩트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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